[이것이 창조경제다.] 지금은 다 잊었지만 대포폰이나 대포차 같은 지하경제도 “활성화”(양성화의 잘못)하겠다고 약속했던 박근혜 대통령이 아닌가. 폰이나 차 정도로는 성에 안 찬다. 대박 신상, ‘대포 아들’이 나왔다.
[출시와 함께 완판 예감.] 곧바로 주요 포털 ‘실급검’을 꿰찼다. 박윤옥 새누리당 의원의 아들이 활성화된 지하경제의 첫 수혜자다. 지난해 비례대표를 승계해 의원직을 맡은 박 의원이 아들 이아무개씨를 정식 보좌진이 아닌 입법보조원으로 등록한 것이다. 아들 이씨는 예서 그치지 않고 보좌관 문아무개씨의 이름을 차용해 4급 보좌관 행세를 하며 공무원들을 상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어머니를 어머니라 부르지 못하는 ‘씨족 국회’를 구성한 사례는 새로운 일이 아니다. 같은 당의 서청원 최고위원의 아들이 18~19대 국회 보좌관 출신으로 현재는 국무총리실에서 일하고, 안상수 전 대표도 친형의 자녀를 비서로 둔 바 있다. ‘가족 사랑’에 야당 의원이라고 빠질 리 없다. 노영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역시 2010년 아들이 국회 부의장실에 4급 기획비서관으로 채용돼 논란을 빚었다.
[안타깝게도 박 의원의 ‘대포 아들’ 이씨는] 아직 ‘노잼’인 것 같다. 입법보조원 자리는 무급이다. 박 의원은 “사칭이라고 하는데 밖에서 금품을 받거나 권력을 행사했다거나 나쁜 일에 쓰인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칭은 했지만 재미는 안 봤으니까 상관없지 않냐는 것과 마찬가지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이 즐거운 대한민국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습니다.” ‘한자녀더갖기운동연합’ 회장이기도 한 박윤옥 의원의 블로그에 쓰여 있는 인사말이다. 국회의원 되니 아들 취직도 시키고, 아들하고 일도 하고~. 창조경제가 아니라 씨족경제 됐지만 적어도 박 의원은 즐겁겠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한겨레21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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