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본좌의 시대가 가고 조본좌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한나라당 조전혁(50) 의원의 몸값이 올라가고 있다. 정치인이 아닌 ‘예능인’으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조합원 명단을 무단 공개해 법원으로부터 1억5000만원의 이행강제금을 부과받은 조 의원은 7월13일 전교조 사무실을 찾아 이행강제금의 일부로 481만원을 전달했다. 이행강제금 지급을 미루던 차에 전교조가 재산압류 절차에 들어가자 도리가 없었다.
이 자리에서 ‘일’이 벌어졌다. 상식을 가진 교양인이라면 수표와 지폐 묶음으로 전달했을 상황에 집권 여당의 국회의원이 ‘동전’을 동원한 것이다. 그것도 즉석에서 돼지저금통의 배를 가르면서까지. 사무실 여기저기서 “쇼 아니냐”는 고성이 터졌다. 조 의원은 “쇼는 전교조가 더 잘하지”라고 응수했다.
한바탕 ‘쇼’가 끝난 뒤 누리꾼들의 ‘시청평’이 쏟아졌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한나라당의 뉴스타 조전혁 의원, 그는 구세대 일인자인 전여옥 의원과의 차별화를 위해 특유의 유치함을 선보이며 무섭게 떠오르고 있다”며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조 의원이 ‘지지자들의 모금’이라고 밝힌 돼지저금통에 대해 “저금통이 너무 새것”이라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가 하면, “후원받은 정치자금을 개인 채무 변제에 써도 되는 것인가”라는 ‘뜨끔한’ 지적을 하는 누리꾼도 있었다.
정치인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못하는 세상, 한때 유행했던 노래 가사가 떠오른다. “쇼! 끝은 없는 거야. 지금 순간만 있는 거야… 쇼! 룰은 없는 거야. 내가 만들어가는 거야.”
이정국 기자 한겨레 오피니언넷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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