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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 흔들리면 손실을 인정하라

증시 하락장에선 준비된 사람만 살아남는다… 투자 체력 키우는 네 가지 조언
등록 2026-03-05 21:06 수정 2026-03-06 08:02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침공으로 지정학적 불안감이 지속되고 있는 2026년 3월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의 현황판에 이란 사태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52.22(7.24%) 내린 5791.91에, 코스닥 지수는 55.08(4.62%) 내린 1137.70에 장을 마감했다. 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침공으로 지정학적 불안감이 지속되고 있는 2026년 3월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의 현황판에 이란 사태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52.22(7.24%) 내린 5791.91에, 코스닥 지수는 55.08(4.62%) 내린 1137.70에 장을 마감했다. 연합뉴스


최근 주식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2026년 3월4일 코스피가 사상 최대 하락률(-12%)을 보였다. 상승장이 길게 이어질 때는 투자 이야기가 넘친다. 그러나 시장이 급락하면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공포가 빠르게 퍼지고, 많은 투자자가 같은 질문을 던진다.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 지금 팔아야 하는가 아니면 버텨야 하는가?

축구 책 읽는다고 축구 늘겠나

이럴 때일수록 다시 돌아봐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주식투자 방법이다. 시장이 좋을 때는 방법이 잘 보이지 않는다. 쉽게 투자해도 수익이 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이 크게 흔들리면 상황이 달라진다. 그때 비로소 투자자의 방법과 습관이 드러난다. 결국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는 사람은 종목을 잘 맞히는 사람이 아니라 투자 방법과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다.

주식투자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있다. “무엇을 공부해야 하나요?”라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주식투자를 시험처럼 생각한다. 책을 많이 읽고 이론을 많이 알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주식투자는 시험이 아니다. 교과서를 외운다고 점수가 올라가는 구조가 아니다.

주식투자는 축구와 비슷하다. 축구를 하기 위해 먼저 이론을 공부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친구들과 공을 차고 받으며 몸으로 익힌다. 넘어지고 실수하면서 배운다. 주식투자도 마찬가지다. 중요한 것은 공부가 아니라 학습이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에 조금씩 투자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다 궁금증이 생긴다. 디램(DRAM) 가격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반도체 경기는 왜 주기적으로 움직이는가? 요즘 뉴스에서 자주 등장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는 어떤 반도체인가?

질문을 따라가며 뉴스를 읽고 자료를 찾아본다. 증권사 보고서를 읽고 산업 흐름을 이해한다. 이것이 학습이다. 궁금한 질문에서 출발하고, 답을 찾아가며 이해를 넓히는 과정이다. 그리고 그 답을 바탕으로 전망을 세우고 실제 투자 행동을 하는 것, 그것이 투자다.

내가 정한 최대 손실 도달하면 매도

투자에는 반드시 지켜야 할 네 가지가 있다. 시장이 상승할 때도 중요하지만 시장이 급락할 때는 더 중요하다. 최근 주식시장의 큰 폭 하락은 이 사실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첫째, 손실을 차단해야 한다. 주식투자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조언이 있다. 손실을 줄이라는 말이다.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가장 어려운 행동이기도 하다. 주가가 상승할 때는 누구나 자신감이 생긴다. 그러나 주가가 하락하면 감정이 흔들린다. 손실을 인정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투자자는 주가가 하락하면 팔지 못한다. 오히려 희망이 생긴다.

“이제 바닥일 것이다.” “곧 반등할 것이다.”

이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그러나 주식시장은 생각보다 냉정하다. 손실을 줄이지 못하면 손실은 더 커진다. 더 큰 문제는 기회비용이다. 주식투자는 항상 선택의 연속이다. 하나의 종목을 선택하면 다른 종목을 포기하는 것이다. 그런데 한 종목에서 큰 손실이 생기면 자금이 묶인다.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없다.

예를 들어 2차전지 종목에 자금이 묶여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사이 반도체 산업이 상승할 수 있다. 그러나 손실을 인정하지 못하면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없다. 실패를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이다. 투자의 세계에서도 같다. 새로운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손실을 줄여야 한다. 그래서 손절매가 필요하다. 손실을 줄이기 위한 절차는 단순하다. ①주식을 매수할 때부터 최대 손실 금액을 정한다. ②그 기준이 오면 반드시 매도한다. ③손실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투자를 준비한다.

주가 상승하면 손절 기준도 올려라

둘째, 이익을 늘려야 한다. 손실을 줄이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이익을 크게 만드는 것이다. 많은 투자자가 이 부분에서 실수한다.

주가가 조금만 올라가면 바로 매도한다. 작은 이익은 얻지만 큰 상승을 놓친다. 반대로 손실이 난 종목은 오래 붙잡는다. 결국 투자 결과는 나빠진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추적 손절매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주식을 7만원에 매수했다고 가정하자. 손절 기준을 10% 하락인 6만3천원으로 정한다. 이후 주가가 상승해 8만원이 된다. 이때 손절 기준도 함께 올린다. 8만원에서 10% 하락한 7만2천원으로 조정한다. 주가가 10만원까지 상승하면 손절 기준은 9만원으로 올라간다. 주가가 상승하는 동안에는 팔지 않는다. 대신 손절 기준만 계속 올린다. 이후 주가가 실제로 9만원까지 하락하면 그때 매도한다.

이 방법의 핵심은 간단하다. 상승하는 동안에는 보유하고, 하락이 시작되면 자동으로 정리하는 구조다. 이렇게 해야 이익은 커지고 손실은 작아진다. 주식시장의 큰 수익은 몇 번의 큰 상승에서 나온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상승하는 종목을 오래 보유해야 한다.

분산 투자? 기업 다 챙기긴 어려워

셋째, 너무 많은 종목에 투자하지 말아야 한다. 많은 투자자가 계좌에 수많은 종목을 담는다. 분산 투자라고 생각한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 종목이 많아질수록 기업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 실적을 확인하지 못하고 산업 흐름도 놓친다. 결국 투자 판단이 흐려진다.

ㄱ씨는 20개 종목을 가지고 있다. 분산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기업 하나하나를 살피지 못한다. 실적이 나빠진 기업을 뒤늦게 알게 된다. 반면 ㄴ씨는 5개 종목만 보유했다. 대신 분기 실적을 꾸준히 확인한다. 산업 흐름을 계속 공부한다. 시장이 흔들리면 먼저 대응한다. 시간이 지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대부분 ㄴ씨의 수익률이 더 안정적이다. 투자는 숫자가 아니라 이해의 깊이가 성과를 만든다. 따라서 투자 종목은 많을 필요가 없다. 최대 5개 종목 정도로 집중하는 것이 좋다. 집중할수록 시장 흐름이 더 잘 보인다.

넷째, 투자를 기록해야 한다. 투자는 확률 게임이다. 그래서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 우리는 시장을 통제할 수 없다. 그러나 판단 기준과 행동 방식은 스스로 만들 수 있다. 기록은 그 기준을 지켜주는 장치다. 기록은 투자자의 생각을 정리해준다. 동시에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해준다. 기록에는 몇 가지 중요한 내용이 들어가야 한다.

①왜 매수했는지 적는다. ②어디까지 하락하면 매도할지 기준을 정한다. ③주가가 움직인 이유를 찾아 남긴다. ④왜 매도했는지 기록한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투자 체력이 생긴다.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방어선’인 1500원을 한때 넘은 2026년 3월4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환전소에 각국 통화의 팔 때 환율이 표시돼 있다. 한겨레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방어선’인 1500원을 한때 넘은 2026년 3월4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환전소에 각국 통화의 팔 때 환율이 표시돼 있다. 한겨레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ㄷ씨가 반도체 회사 주식을 8만원에 매수했다고 가정하자. 이유는 “인공지능(AI) 수요 증가로 실적 개선 기대”였다. 손절 기준은 10% 하락인 7만2천원으로 정했다. 두 달 뒤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이유를 찾아보니 경쟁사 감산과 글로벌 반도체 랠리였다. ㄷ씨는 기업의 실적 전망이 여전히 좋다고 판단해 보유를 이어간다. 이후 시장이 급락한다. 주가도 흔들린다. 그러나 ㄷ씨는 기록을 다시 읽는다. 처음의 투자 가정이 여전히 유효한지 확인한다. 실적이 유지된다면 보유를 이어간다. 기록 덕분에 감정이 아니라 근거로 행동할 수 있었다. 투자는 기억으로 하지 않는다. 감정으로도 하지 않는다. 기록으로 한다. 기록은 투자자의 습관을 바꾸고 습관은 결국 성과를 바꾼다.

최근 주식 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힘든 상황이지만 주가 하락은 투자 방법의 중요성을 다시 확인시켜준다. 상승장은 누구에게나 기회를 준다. 그러나 하락장은 준비된 사람만 살아남게 한다. 결국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복잡한 이론이 아니다. 기본적인 방법을 꾸준히 지켜야 한다.

 

손실을 줄여라.

이익을 늘려라.

너무 많은 종목에 투자하지 마라.

투자를 기록해라.

 

이 방법을 꾸준히 지켜야 한다. 주식투자의 성공은 특별한 비밀에서 나오지 않는다. 단순한 원칙을 오래 지키는 데서 나온다. 시장이 흔들릴수록 그 원칙의 가치는 더욱 분명해진다. 모든 대한민국 국민 투자자를 응원한다.

 

이광수 경제평론가·‘광수네, 복덕방’ 대표

*소수의 성취보다 다수가 행복해지는 세상을 꿈꾸며 투자와 경제를 이야기합니다. 3주마다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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