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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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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브리핑] 신의 직장

등록 2008-10-28 11:14 수정 2020-05-03 04:25
<font size="3"><font color="#006699">신의 직장</font></font>

금융당국 수장인 금융위원장은 고개를 숙였다. ‘신의 직장’으로 찍힌 산업은행장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금융당국 수장의 연봉이 감독 대상인 은행 최고경영자(CEO)의 ‘월급’ 수준에 그쳤다. 1억원 수준인 금융위원장의 연봉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은행장의 연봉은 ‘억억’ 소리나는 10억~16억원에 이르렀다. 김용태 한나라당 의원이 낸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국민은행장은 기본급과 성과급 각각 8억1천만원씩 모두 16억2천만원을 받았다. 이어 신한지주 회장 15억900만원, 하나지주 회장 15억원, 신한은행장 14억1600만원, 하나은행장 14억800만원 차례였다. 산업은행장 연봉은 6억1200만원이었다. 이사철 한나라당 의원은 국감장에서 한 은행장에게 “이명박 대통령 연봉이 얼마인지 아느냐? 연봉이 2억원이 안 된다”고 쏘아붙였다. 자기 연봉도 한번 비교해보고 싶었을 것이다. 국회의원 연봉은 1억1303만6800원, 여기에 연간 의정활동 지원비는 8천만원이 따라붙는다. 정혁준 기자

<font size="3"><font color="#006699"> 태풍의 이름, 직불금</font></font>

태풍은 와도 걱정, 오지 않아도 걱정. 예년과는 달리 태풍이 오지 않은 들녘엔 곡식도 과일도 모두 풍년을 맞았다. 결국 계속 떨어지는 산지 농산물값에 공들인 논밭을 갈아엎는 농가마저 생겼다. 이에 더해 농민들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하던 이봉화 농림수산부 차관은 추풍낙엽이 됐다.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 연합 안정원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 연합 안정원

하지만 농사도 짓지 않으면서 쌀 직불금을 타먹은 이들의 실체가 속속 드러나면서 주름살은 깊이를 더하고 있다. 정치인과 고위 공직자뿐만 아니라 언론인,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 등도 직불금에 더러운 손을 댄 것이다. 태풍은 알고 보니 여의도에 상륙하고 있었다. 이들 명단을 하릴없이 파기해 욕먹은 감사원이 다시 복구하겠다고 나서는 동시에 여야가 국정조사를 벌이기로 한 것이다. 명단 공개와 상응하는 처벌이 뒤따르지 않으면 ‘농민의 분노’라는 이름의 A급 태풍이 불어닥치는 건 필연이다. 한반도는 이제 갓 태풍의 사정권에 들어갔다. 전종휘 기자

<font size="3"><font color="#006699">어디서 지금!</font></font>

예쁘고 똑똑하고 잘나가서 세인의 관심과 질투를 한 몸에 받는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이 또 입길에 올랐다. 정연주 전 한국방송 사장이 해임되던 날인 지난 8월11일 후임 사장 관련 대책회의를 열었다는 의혹이다. 나 의원은 “언론 관련 각종 이슈와 관련해 의견을 나누는 당정협의 차원의 조찬 모임이었지만, 한국방송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상하다. 당시 가장 뜨거운 언론 관련 이슈는 한국방송 사장 문제였는데? ‘밥은 먹었는데 반찬은 안 먹었다’는 얘기 아닌가. 국민을 바보로 아나. 어디서 지금!<font color="#877015">(지난 10월7일 국정감사 때 위원장 대리를 맡았던 나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 문제로 민주당 의원들과 말다툼을 벌이다 “어디서 지금!”이라고 소리를 질러 ‘버럭 경원’이란 별명을 얻은 바 있다.)</font> 조혜정 기자

<font size="3"><font color="#006699">거친 연기 본능</font></font>

인촌 김성수, 아니 유인촌 선생은 도저히 그럴 분이 아니다. 의 착한 아들 용식이 그분은 욕 따위를 하실 분이 아니다. 다만 오랜만에 스포트라이트가 터지니 거친 연기의 본능이 터져나온 것이다. 그 부라린 눈빛과 놈들을 향한 손가락질, 그 적절한 제스처. 그리고 옆에는 말리는 조연들까지. ‘성질 나쁜 장관’ 캐릭터에 몰입하는 완벽한 메소드 연기! 그분이 국정감사 현장에서 외친 “사진 찍지 마! XX 찍지 마!”, 그것은 주인공 본능. 옆의 조연을 찍지 말고 자신을 찍으라는 기자들을 향한 외침. 그것은 못다 한 올림픽 응원가! 2억원을 들여서 베이징에 갔다가 호텔방에서 응원했다는 연예인 응원단이 텔레비전을 보면서 열렬히 외쳤다는 구호, “18 찍지 마!” 풀이하면 “18번 선수 아우트라인 찍지 마! 골문으로 돌진해!” 국회에 훌리건 홧팅! 신윤동욱 기자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YTN 화면 캡처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YTN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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