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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참사 재수색 현장인 무안공항에 나부끼는 ‘슬픈’ 파란 리본
등록 2026-04-16 21:44 수정 2026-04-23 15:17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미수습 유해를 찾기 위한 2차 재수색 이틀째인 2026년 4월14일 저녁 전남 무안국제공항 후문 근처 잔디밭에 파란 리본이 걸린 돌탑이 세워져 있고, 울타리에는 색이 바랜 파란 리본들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미수습 유해를 찾기 위한 2차 재수색 이틀째인 2026년 4월14일 저녁 전남 무안국제공항 후문 근처 잔디밭에 파란 리본이 걸린 돌탑이 세워져 있고, 울타리에는 색이 바랜 파란 리본들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유해가 나왔어요.”

2026년 4월15일 오전 10시38분께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 현장에서 재수색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유해 추정물이 발견됐다. “아이고야”라는 유족들의 탄식이 흘렀다. 유족들과 경찰 과학수사대는 묵념한 뒤, 5~6㎝ 크기의 뼛조각을 조심스럽게 수습해 비닐봉지에 담았다.

이번 재수색은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 이후 ‘수습 완료’ 발표와 달리 추가 유해가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정부는 유가족과 협의해 참사 현장과 주변 약 8천 평을 전면 재수색하기로 했다.

이날 현장에는 유가족 18명과 경찰 과학수사대 103명, 군 100명, 소방 20명 등 250여 명이 수색 작업을 이어갔다. 수색은 5×5m 크기의 124개 구획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파낸 흙을 체에 걸러 유해를 찾는 방식이다. 파란 조끼를 입은 유가족들은 작업장 옆에서 지켜보거나 풀을 뜯고 배수로를 살피기도 했다. 사고 당시 피해를 키운 콘크리트 둔덕(로컬라이저)을 바라보며 한 유족은 깊은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유류품도 뒤늦게 확인됐다. 김성철 유가족협의회 이사는 이날 부인과 딸이 쓰던 목걸이와 귀걸이를 1년4개월 만에 다시 만났다. 그는 “수색을 마치고 돌아갈 때인데, 경찰 두 분이 후문 쪽에서 계속 작업을 이어가며 뭔가를 발굴하고 있었다”며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딸이 쓰던 목걸이라는 걸 단박에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병원에 가려고 했으나, 유류품이 나온 걸 보고 4월16일에도 현장에 나왔다는 김 이사는 “희생자들의 유해와 유류품이 나오는 것을 보며 ‘무섭기도’ 하지만, 다른 유가족에게도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4월15일 하루에만 유해 추정물 42점과 유류품 43점이 수습됐다. 재수색 이후 현재까지 유해 117점, 유류품 95점이 발견됐다.

유가족들이 머무는 무안공항 2층에는 참사가 일어난 지 477일이 지난 4월15일까지도 유가족 텐트 40여 개가 남아 있다. 공항 곳곳에는 추모 펼침막과 파란 리본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참사 현장이 보이는 공항 뒤쪽 울타리 또한 색이 바랜 파란 리본이 달려 있다. 이곳에서 수색 현장을 지켜본 희생자의 부인과 아들은 “쓰레기 더미에서 아버지의 옷과 모자가 발견됐다”며 “초기 수습이 제대로 이뤄졌다면 현장에서 이처럼 많은 유해와 유류품이 발견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는 “치유는 약이 아니라 국민적 공감에서 시작된다”며 “철저한 재수색과 유류품 관리 부실에 대한 책임 규명을 통해 이번 재수색이 마지막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계절은 봄을 지나 더위를 걱정하지만, 이곳의 시간은 여전히 멈춰 있다.

한 유족이 피해를 키운 콘크리트 둔덕(로컬라이저)을 유족이 피해를 키운 콘크리트 둔덕을 안타까운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 유족이 피해를 키운 콘크리트 둔덕(로컬라이저)을 유족이 피해를 키운 콘크리트 둔덕을 안타까운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경찰 과학수사대가 참사 현장에서 미수습 유해를 찾기 위해 땅을 파고 있다.

경찰 과학수사대가 참사 현장에서 미수습 유해를 찾기 위해 땅을 파고 있다.


 

경찰 과학수사대가 참사 현장에서 파내어 온 흙을 체로 거르고 있다.

경찰 과학수사대가 참사 현장에서 파내어 온 흙을 체로 거르고 있다.


 

무안공항 후문 쪽에서 희생자의 부인과 아들이 수색 현장을 지켜보고 있다. 재수색을 위해 전에 없던 노란 통제선이 쳐져 있다.

무안공항 후문 쪽에서 희생자의 부인과 아들이 수색 현장을 지켜보고 있다. 재수색을 위해 전에 없던 노란 통제선이 쳐져 있다.


 

경찰 과학수사대가 발굴한 유해 추정물을 수습하고 있다.

경찰 과학수사대가 발굴한 유해 추정물을 수습하고 있다.


 

‘보고 싶다’라고 쓰인 파란 리본이 유가족 텐트가 있는 무안국제공항 2층 출입문 앞에 나부끼고 있다.

‘보고 싶다’라고 쓰인 파란 리본이 유가족 텐트가 있는 무안국제공항 2층 출입문 앞에 나부끼고 있다.


무안(전남)=사진·글 이종근 선임기자 root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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