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의원 선거에 나서는 조상지 후보(가운데)와 장애인 노동자, 활동가들이 노동절인 2026년 5월1일 서울 종로구 한 버스정거장에서 ‘제5회 장애인노동절’ 결의대회를 마친 뒤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며 저상버스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63년 만에 ‘근로자의 날’ 명칭이 ‘노동절’로 바뀌고 법정 공휴일로 지정된 2026년 5월1일,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권 실현을 위해 장애인 노동자들이 모였다. 이날 서울 중구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서울지역본부 앞에서는 ‘제5회 장애인노동절’ 결의대회가 열렸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를 비롯해 탈시설장애인당(當), 전국권리중심중증장애인맞춤형공공일자리협회 등은 결의대회를 연 뒤 종로구청 입구 교차로까지 행진했다.
대회에 참여한 장애인 노동자와 활동가 400여 명은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권리중심공공일자리)의 제도화와 서울시가 해고한 권리중심공공일자리 노동자 400명의 복직, 최저임금 적용 제외 조항 폐지 등을 정부와 서울시에 촉구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6·3 지방선거 서울시의원 종로2선거구에 출마한 최중증 뇌병변장애인 조상지 탈시설장애인당 후보도 함께했다. 탈시설장애인당은 장애인 권리 실현과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전장연이 만든 조직이다. 중증장애인이 지방의원 선거에 출마한 것은 2014년 김주현 노동당 후보 이후 12년 만이다.
태어나 8개월 때 고열로 장애를 얻은 조상지 후보는 아버지 손에 이끌려 15살에 장애인거주시설에 보내져 살았다. 그는 당시를 “무시와 통제, 폭력 속에 ‘없는 사람’처럼 취급받은 시간이었다”고 떠올렸다. 시설에서 15년을 살고 2008년에 나온 그는 어머니 집에서 지내다 2017년 서울 중랑구에서 자립생활을 시작했고, 현재는 노원구에서 8년째 생활하고 있다. 조 후보는 노들장애인야학에서 공부했고, 장애인권리 투쟁의 현장에서 발언하며, 다큐멘터리영화를 연출했다. 2024년 오세훈 서울시장이 권리중심공공일자리 예산을 삭감하면서 집단해고된 노동자 중 한 명이기도 했다.
앞서 조 후보는 ‘장애인의 날’인 2026년 4월2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해치마당 ‘우리를 가두지 마십시오’ 농성장 앞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었다. 언어 소통이 어려운 그는 보완대체의사소통(AAC) 기기를 통해 미리 준비한 7분30초 분량의 선언문을 발표했다. 그는 “서울은 장애인에게 환대의 얼굴이 아니라 외면과 지연, 배제의 얼굴이었다”며 “뒤로 밀려나던 장애인이 직접 서울을 앞으로 밀고 가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권리중심공공일자리 복원, 탈시설지원조례 복원, 활동지원 삭감 피해 회복, 장애인 이동권 확대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며 “오세훈 서울시정이 빼앗아간 권리를 되찾겠다”고 밝혔다.
활동지원사의 도움을 받아 약 2시간 동안 종로구청 입구 교차로까지 행진한 조 후보는 참가자들과 함께 외쳤다. “장애인도 시민이다. 이동권을 보장받고 배제되지 않아야 한다.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와 일터에서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다.”

조상지 후보가 이수경 활동지원사(왼쪽 둘째)의 도움을 받아 서울 중구상지 후보가 이수경 활동지원사(왼쪽 둘째)의 도움을 받아 서울 중구 충무로역 화장실을 이용한 뒤 ‘장애인노동절’ 결의대회가 열리는 현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장애인노동절’ 결의대회를 마친 참석자들이 서울 종로구 종로구청 입구 교차로에서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조상지 후보(왼쪽 둘째)가 ‘장애인의 날’인 2026년 4월2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해치마당 ‘우리를 가두지 마십시오’ 농성장 앞에서 서울시의원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김영희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상임대표, 조 후보,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활동가, 이형숙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공동대표.

‘장애인노동절’ 결의대회에서 한 참석자가 깃발을 휠체어에 꽂고 행진하고 있다.

서울시가 해고한 권리중심공공일자리 노동자 400명의 모습을 영정으로 나타낸 펼침막이 광화문 해치마당 벽면에 반사돼 보인다.

조상지 후보가 ‘장애인노동절’ 결의대회에서 발언한 뒤 한 활동가로부터 ‘엄지 척’ 인사를 받고 있다.
사진·글 이종근 선임기자 root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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