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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처럼 순수한, 얼음보다 반짝이는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선수들, 불운과 편파 판정 딛고 최선의 투혼
등록 2022-02-12 07:07 수정 2022-02-12 10:42
차준환이 2022년 2월10일(현지시각)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경기에서 ‘트리플 살코' 점프를 하고 있다. 이 사진은 점프 순간을 잇따라 찍어 한 장에 합친 것이다.

차준환이 2022년 2월10일(현지시각)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경기에서 ‘트리플 살코' 점프를 하고 있다. 이 사진은 점프 순간을 잇따라 찍어 한 장에 합친 것이다.

15개 종목에 109개의 금메달이 걸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이 2월4일 열전의 막을 올렸다.

2018년 평창겨울올림픽 때 금메달 5개를 따내 종합순위 7위에 올랐던 한국 대표팀은 대회 초반 개최국의 안방 텃세에 어려움을 겪었다. 2월7일 열린 쇼트트랙 여자 500m 준준결승에서 기대주 최민정이 미끄러져 넘어지며 탈락했다. 뒤이어 열린 남자 1천m 준결승 경기에서 황대헌과 이준서는 각각 조 1위와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늦은 레인 변경’이란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실격됐다. 박장혁은 같은 종목 준준결승에서 무리한 추월을 시도한 이탈리아의 피에트로 시겔과 충돌해 넘어진 뒤 중국 우다징의 스케이트 날에 왼손을 밟혀 부상을 입었다.

빙질과 편파 판정, 부상 등 겹겹의 어려움 속에 경기에 나선 우리 쇼트트랙 대표팀은 2월9일 열린 경기에서 투혼을 발휘했다. 황대헌이 13바퀴 반을 돌아야 하는 1500m 결승에서 8바퀴를 남기고 치고 나가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준서는 5위, 박장혁은 7위를 기록했다.

남자 피겨의 간판 차준환은 2월8일 쇼트프로그램에서 ‘클린 연기’(완벽하게 기술을 수행하는 것)로 깜짝 4위에 올랐다. 10일 열린 프리스케이팅에선 첫 점프에 넘어지는 불운을 겪었지만 남은 연기를 잘 마무리해 합계 5위에 오르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김연아에 이은 겨울올림픽 최고 순위이자 남자 피겨 사상 최고 기록이다. 평창겨울올림픽 깜짝 동메달리스트 김민석은 8일 1500m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에서 올림픽 2연속 동메달이자 이번 대회 첫 메달을 한국 대표팀에 안겼다.

스타 선수들의 은퇴와 선수단 불화 등으로 목표 순위를 낮춰 잡은 이번 겨울올림픽에서도 한국 선수들은 이를 악문 채 가쁜 숨을 내쉬며 달리고 있다. 눈밭에서 또 얼음판 위에서 몇 안 되는 관중의 박수 속에 평생을 갈고닦은 기량을 펼친다.

황대헌은 500m 경기를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또 하나의 벽을 두드릴 것이다. 더 깔끔하게 아무도 나에게 손을 대지 못하게 하는 레이스를 펼치겠다.”

황대헌(맨 왼쪽)이 2월9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선두로 질주하고 있다. 맨 오른쪽은 박장혁. 오른쪽 셋째 이준서는 등만 보인다.

황대헌(맨 왼쪽)이 2월9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선두로 질주하고 있다. 맨 오른쪽은 박장혁. 오른쪽 셋째 이준서는 등만 보인다.


한국에 첫 메달을 안긴 김민석이 8일 국립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 경기에서 결승선을 향해 달리고 있다. 아래는 금메달을 딴 네덜란드의 키엘트 나위스.

한국에 첫 메달을 안긴 김민석이 8일 국립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 경기에서 결승선을 향해 달리고 있다. 아래는 금메달을 딴 네덜란드의 키엘트 나위스.


7일 저녁 열린 쇼트트랙 남자 1천m 준준결승 경기에서 미끄러져 넘어진 박장혁의 왼손 위로 중국 우다징의 스케이트 날이 지나가고 있다. 박장혁은 이 부상으로 열한 바늘을 꿰맸다.

7일 저녁 열린 쇼트트랙 남자 1천m 준준결승 경기에서 미끄러져 넘어진 박장혁의 왼손 위로 중국 우다징의 스케이트 날이 지나가고 있다. 박장혁은 이 부상으로 열한 바늘을 꿰맸다.


‘배추보이’ 이상호가 8일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 겐팅스노파크에서 열린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8강전에서 눈보라를 일으키며 슬로프를 내려오고 있다. 예선을 1위로 통과했던 이상호는 빅 와일드(러시아올림픽위원회)에게 0.01초 차로 져 탈락해 전체 5위를 기록했다.

‘배추보이’ 이상호가 8일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 겐팅스노파크에서 열린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8강전에서 눈보라를 일으키며 슬로프를 내려오고 있다. 예선을 1위로 통과했던 이상호는 빅 와일드(러시아올림픽위원회)에게 0.01초 차로 져 탈락해 전체 5위를 기록했다.


올림픽 기념 안경을 쓴 관중이 9일 남자 프리스타일 스키 빅에어 결선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올림픽 기념 안경을 쓴 관중이 9일 남자 프리스타일 스키 빅에어 결선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윤성빈이 10일 옌칭의 국립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남자 스켈레톤 2차 시기에서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윤성빈이 10일 옌칭의 국립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남자 스켈레톤 2차 시기에서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글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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