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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사랑합니다… 보랏빛 어머니들과 다시 부른 노래

민가협 40주년 ‘어머니를 위한 시와 노래의 밤’… 무대에서 객석으로 흘러넘친 기억과 다짐의 민주주의
등록 2025-12-18 21:49 수정 2025-12-21 17:19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창립 40주년 특별헌정공연 ‘어머니를 위한 시와 노래의 밤’에서 민가협 어머니와 보랏빛합창단, 참석자들이 마지막 곡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을 합창하며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창립 40주년 특별헌정공연 ‘어머니를 위한 시와 노래의 밤’에서 민가협 어머니와 보랏빛합창단, 참석자들이 마지막 곡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을 합창하며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을 어머니와 참석자들이 함께 부르자 공연장에는 종이가 꽃가루처럼 흩날렸고, 하늘에선 눈꽃이 흩날렸다.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 창립 4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헌정공연 ‘어머니를 위한 시와 노래의 밤’이 2025년 12월13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 올림픽체육관에서 열렸다. 민가협은 1970~1980년대 군사독재 시기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국가폭력을 당한 양심수의 가족들이 주축이 돼 1985년 12월 결성한 단체다. 보랏빛 수건을 두른 어머니들은 1993년 9월 ‘양심수 석방과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목요집회’를 시작해 2020년 2월 코로나19로 중단되기까지 27년간 1257차례 집회를 이어왔다. 대표적 인권콘서트인 ‘양심수를 위한 시와 노래의 밤’, 하루 감옥 체험, 인권영화 제작 등 문화운동에도 나섰다. 민가협은 “한 개인의 석방을 애걸하기보다”(민가협 창립 발기문) 민주화운동에 함께 서서 의문사 진상규명과 불법감금, 고문·조작 수사에 맞섰다. 양심수 석방과 국가보안법 철폐, 인권과 민주주의 신장을 위해 최전선에서 활동해왔다.

이번 공연은 200여 단체와 5천여 시민의 연대로 마련된 감사와 헌정의 무대였다. 아울러 “응원봉을 들고 내란을 막아낸 ‘빛의 혁명’을 기념하고 더는 민가협이 필요 없는 사회, 양심수도 국가보안법도 없는 세상을 향한 다짐의 자리”라고 민가협40주년기념사업위원회는 밝혔다.

무대에는 가수 정태춘·박은옥, 안치환, 이은미, 그룹 동물원과 노래를 찾는 사람들, 꽃다지, 노래마을 등 민중가요 노래패들이 올랐다. 도종환 시인은 ‘보랏빛 어머니’를 낭송하며 울먹였고, 윤민석 작곡가는 ‘사랑하는 어머니께’를 불렀다. 이재명 대통령은 축하 영상을 보냈고, 김민석 국무총리 등이 공연장을 찾았다. 임기란 초대 상임의장을 비롯해 문익환 목사, 이소선 어머니, 노무현 전 대통령, 홍세화 언론인, 리영희 교수, 김근태 국회의원, 김남주 시인, 신해철·김광석 가수 등 생전에 민가협과 함께한 고인들의 가상 축하 메시지 영상이 흐르자 객석 곳곳에서 시민들이 눈물을 훔쳤다.

‘영원한 막내’인 조순덕 민가협 상임의장은 감사 인사를 통해 “수많은 어머니의 희생이 오늘의 민주주의를 만들었다”며 “국가보안법 없는 대한민국이 민가협의 마지막 소망”이라고 말했다.

시민합창단인 ‘보랏빛합창단’과 무대에 오른 민가협,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어머니들이 참석자들과 함께 합창하며 외쳤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한 참석자가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고 적힌 응원봉을 들고 공연을 보고 있다.

한 참석자가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고 적힌 응원봉을 들고 공연을 보고 있다.


창립 39주년을 맞은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회원들이 노래패 ‘꽃다지’와 함께 ‘민들레처럼'을 부르고 있다.

창립 39주년을 맞은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회원들이 노래패 ‘꽃다지’와 함께 ‘민들레처럼'을 부르고 있다.


‘양심수를 위한 시와 노래의 밤'에 단골로 출연했던 가수 정태춘(오른쪽)·박은옥씨가 공연하고 있다.

‘양심수를 위한 시와 노래의 밤'에 단골로 출연했던 가수 정태춘(오른쪽)·박은옥씨가 공연하고 있다.


도종환 시인이 `보랏빛 어머니'를 낭송하다 눈물을 흘리고 있다.

도종환 시인이 `보랏빛 어머니'를 낭송하다 눈물을 흘리고 있다.


조순덕 민가협 상임의장(오른쪽 일곱째)과 회원들이 손주와 함께 공연을 보러 온 이철우 전 국회의원(오른쪽 다섯째)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 의원은 1993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을 받고 4년간 복역한 뒤 1999년 2월 사면·복권됐다.

조순덕 민가협 상임의장(오른쪽 일곱째)과 회원들이 손주와 함께 공연을 보러 온 이철우 전 국회의원(오른쪽 다섯째)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 의원은 1993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을 받고 4년간 복역한 뒤 1999년 2월 사면·복권됐다.


참석자들이 안치환의 노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에 맞춰 휴대전화 불빛과 응원봉을 흔들고 있다.

참석자들이 안치환의 노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에 맞춰 휴대전화 불빛과 응원봉을 흔들고 있다.


사진·글 이종근 선임기자 root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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