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민주화를 위해 6개월 가까이 싸워온 범민주 진영이 선거에서 압승했다. 11월24일 홍콩 지방선거(구의회)에서 범민주 진영 후보들은 구의회 의석 452석 가운데 388석을 차지했다. 친중 성향 의석은 327석에서 59석으로 쪼그라들었다. 개표 결과가 발표되자, 홍콩 시민들은 투표소 주변과 거리에서 모처럼 되찾은 밝은 표정으로 서로를 축하했다.
당선이 확정된 범민주파 당선자들은 25일 가장 먼저 시위대가 경찰 봉쇄로 갇힌 홍콩 이공대학교를 찾았다. 경찰은 17일 밤부터 시위대가 ‘최후의 보루’로 삼은 홍콩 이공대를 에워싼 채 출입을 막았다. 이날까지 9일째 원천 봉쇄했는데, 경찰은 강경 진압으로 시위대 일부를 연행하기도 했다. 당선자와 시민들은 “날이 추워지고 음식이 떨어지면서 이공대 안 환경은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 이공대 안 동지들이 정신착란 증상을 겪는 등 인도주의적 위기에 처해 있다”며 경찰의 봉쇄 해제를 요구했다. 사상 초유의 ‘선거혁명’에 다소 태도가 달라진 경찰은 다섯 명의 당선자가 이공대 안에 들어가 시위대를 만나도록 했다.
시위 지도부도 선거에서 크게 이긴 뒤 향후 진로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강경 투쟁 주장에 맞서, 정치개혁과 내년 9월 총선 승리를 위한 준비 작업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홍콩 이공대에서도 11월27일 이 대학 교수들과 의료진이 학교 곳곳을 수색한 끝에 탈진한 여성 시위대 한 명만 발견해, 봉쇄 해제를 앞두고 있다. 민주화 열망을 압도적 표심으로 드러낸 홍콩 시민들의 시선은 이제 베이징을 향하고 있다.
글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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