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입주하는 한 아파트의 입구 앞에서 박상렬씨가 입주민에게 그림을 설명하고 있다.
재개발사업으로 점점 사라지고 있지만 서울 용산 미군기지 근처 삼각지에는 화방·미술재료상·액자집·화실 등이 46곳 정도 남아 있다. 이 미술거리는 1953년 한국전쟁 이후 미군의 초상화를 그려주기 위해 화가들이 모여들면서 조성됐다. 그리고 차츰 풍경화나 정물화, 명화를 복제한 이른바 ‘이발소 그림’이 그려지고 판매되기 시작했다.
이 그림은 싼 가격으로 집이나 다방, 이발소 등의 벽면을 단출하게 꾸며주며 서민들의 생활을 위로해왔다. 이곳에서 계속 그림을 그려온 김수영(68)씨는 이발소 그림이란 말이 정감 있다고 한다. 대신 상업미술이라 불리는 것에 거부감을 표시했다. “당시엔 화가가 자기 작품을 그려야지 돈을 받고 파는 그림을 그리면 안 된다는 생각이 많았다. 또 끼는 있는데 가난해서 대학을 못 나오고, 전시를 못하는 화가도 많았다. 그래서 여기서 그림을 그리는 것을 천하게 여기고 비하하는 분위기여서 상업미술이라 불리게 된 것이다. 하지만 어떤 그림은 상업이 아닌가, 돈을 안 받고 파는 그림이 어디 있겠는가. 대중적인 그림을 판매한다고 해서 이곳의 그림을 상업화라 부르는 건 잘못된 일이다. 대중적 서민화, 대중적 미술, 대중적 화가 등 이렇게 불리면 좋겠다.”
한때 그림을 그리다 15년째 거리에서 그림을 팔고 있는 박상렬(63)씨는 그림을 그려도 보관할 데가 없는 가난한 화가에게서 자기 이름을 지우고 팔아달라는 부탁을 받곤 한단다. 그러면서 “그림을 사는 사람 중엔 악인이 없다. 그렇듯 그림은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고 말한다. 팍팍한 서민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줄 이발소 그림이 누구네 집 한편에 걸리길 기다리며 지금도 그려지고 거리에서 전시되고 있다.
삼각지 화랑에서 그림을 그리는 화가 김수영씨가 자신의 작품 중 사람들이 좋아하는 ‘인기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림을 그리는 작업실에 화구(畵具)들이 어지럽게 놓여 있다.
김수영씨가 판매를 위해 화랑에 전시해놓은 그림들.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화방거리.
그림을 구입하기 전 가족에게 보여주기 위해 사진을 찍고 있다.
박상렬씨가 늦은 저녁 거리에 전시했던 그림들을 정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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