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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농산물의 만남, 파주 헤이리 ‘햇빛장’에서 벌어진 춤판

파주 햇빛장에 모인 농부와 손님, 아이들… 태양광 음악에 맞춰 한바탕 셔플댄스
등록 2026-07-16 22:03 수정 2026-07-23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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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장에 참여한 농부와 손님, 아이들이 2026년 7월4일 정주미 파주위드샤 대표(맨 오른쪽)의 구령에 맞춰 셔플댄스를 추고 있다. 강지우(앞줄 왼쪽), 안서하 어린이가 발동작을 따라 하느라 열심이다. 최정례 왈순아지매 영업팀장(강지우 뒤 왼쪽)도 호객용 마이크를 한 채 춤추고 있다.

햇빛장에 참여한 농부와 손님, 아이들이 2026년 7월4일 정주미 파주위드샤 대표(맨 오른쪽)의 구령에 맞춰 셔플댄스를 추고 있다. 강지우(앞줄 왼쪽), 안서하 어린이가 발동작을 따라 하느라 열심이다. 최정례 왈순아지매 영업팀장(강지우 뒤 왼쪽)도 호객용 마이크를 한 채 춤추고 있다.


농부와 상인, 손님과 아이들이 한데 어울려 춤춘다. 한여름 땡볕이 ‘햇빛장’이 열린 경기도 파주 헤이리 하늘마당공원 장마당을 뜨겁게 달군 2026년 7월4일, 홑겹 차일 아래서 춤판이 벌어졌다. 한낮의 복사열은 금세 춤꾼들을 땀으로 적셨다.

2023년부터 4년째 매달 첫째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 동안 이곳에서 열리는 ‘파주로컬푸드마켓 햇빛장'은 계절마다 다른 주제로 열린다. 이번 7월 장은 ‘시원하장’이란 이름으로, 문화예술단체 파주위드샤의 정주미 대표가 이끄는 셔플댄스 한마당이 열렸다. 재즈댄스·힙합·로킹 등 여러 장르의 실용무용을 익히고 공연하는 파주위드샤는 세대를 아우르며 취약계층을 위한 문화예술교육과 지역축제에 함께하는 단체다.

산울림의 ‘개구쟁이’ 노래에 맞춰 이날 셔플댄스를 배운 여섯 살 동갑내기 친구 강지우와 안서하는 빠른 습득력과 더위에 지지 않는 집중력으로 어른들을 놀라게 했다. 기분을 묻자 지우는 “좋아요”, 서하는 “재밌다”고 각각 세 글자로 답했다. 헤이리를 찾은 김에 우연히 들러 ‘커피박(찌꺼기) 키링 만들기’ 등 체험에 이어 셔플댄스까지 함께 한 지우 어머니 변혜림씨는 “가볍게 따라 할 수 있는 동작이라 재미있었다”며 “햇빛장 프로그램은 쉽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개구쟁이’에 이어 ‘디오시(DOC)와 춤을’ ‘오징어 게임’ 등 신나는 노래로 장마당을 채운 음원 재생기와 스피커의 전원은 태양광발전으로 끌어왔다. 장터의 전원 공급과 음악 디제잉은 파주해시민발전협동조합(파주해)이 맡았다.

200여 명의 시민이 조합원으로 가입해 파주 지역 안에 태양광발전소를 늘려가고 있는 파주해는 이날 춤을 추느라 땀에 젖은 참가자들에게 자전거발전기로 얼음을 갈아 팥빙수를 대접했다. 춤판에도 함께한 이기관 파주해 기술이사는 “평소 배울 기회가 없는 특별한 춤을 가르쳐주신다니 냉큼 따라 했다”며 “햇빛장은 물건을 사고파는 곳이라기보다 다양한 분야의 여러 재능과 사람들이 서로 만나는 곳이라 예상치 못한 만남이 주는 작은 기쁨이 있는 곳”이라 말한다.

이날 장에는 파주 지역 농부뿐 아니라 남북 군사분계선과 인접한 인천 강화군 월곳리 연미정의 농부도 ‘접경지역 평화농부’ 자격으로 함께했다. ‘왈순아지매’란 이름의 농업법인을 만들어 연미정에서 거둔 농산물을 장터에 들고나온 최정례 영업팀장도 춤판에서 한자리를 차지했다. 최 팀장은 “한 달에 한 번 소풍 오듯이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한다”며 “몸치라서 잘 따라 하진 못했지만 운동이 많이 됐고, 선곡이 좋아 신나게 즐겼다”며 활짝 웃는다.

헤드마이크로 하나, 둘, 셋 구령을 외치며 춤판을 이끈 정주미 대표는 최근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열풍이 불고 있는 셔플댄스를 선택한 이유를 “많은 사람이 쉽게 안무를 익히고 집중할 수 있어서”라고 꼽았다. 이어 “땀으로 몸이 흥건하지만 푸른 자연 속에서 함께 춤추니 힘든 줄 모르겠다”며 “아이들의 즐거운 웃음소리에 더 힘이 났다”고 말한다. 정 대표는 2011년 벨리댄스 중심의 세대통합형 위드샤무용단을 창단한 뒤 2015년 파주위드샤로 이름을 바꿔 지역 공동체와 문화예술 나눔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 햇빛장은 천호균 쌈지농부 대표가 파주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장에 오는 모든 사람을 예술가로 참여시키는 ‘모두가 예술가'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다. 7월 시원하장이 ‘모두가 무용가’를 겨냥해 춤판을 벌였다면, 9월 장에는 41명의 예술가가 명찰 크기의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명찰그림 41인전'을 펼칠 예정이다. 장터 방문자들이 그린 장터 풍경과 농산물 그림도 내걸린다.

8월은 더위로, 12월부터 4월까지는 추위로 쉬는 햇빛장의 다른 이름은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농부의 직거래 장터’다.

 

사진·글 이정우 사진가

 

*낯섦과 익숙함, 경험과 미지, 예측과 기억, 이 사이를 넘나들며 감각과 인식을 일깨우는 시각적 자극이 카메라를 들어 올립니다. 뉴스를 다루는 사진기자에서 다큐멘터리 사진가로 변신한 이정우 사진가가 펼쳐놓는 프레임 안과 밖 이야기. 격주 연재.

 

 

강지우(왼쪽 둘째), 안서하(왼쪽 셋째) 어린이가 엄마 변혜림(맨 왼쪽), 최지원(왼쪽 넷째)씨와 함께 커피박으로 열쇠고리를 만드는 체험을 하고 있다.

강지우(왼쪽 둘째), 안서하(왼쪽 셋째) 어린이가 엄마 변혜림(맨 왼쪽), 최지원(왼쪽 넷째)씨와 함께 커피박으로 열쇠고리를 만드는 체험을 하고 있다.


 

파주해시민발전협동조합 이기관 기술이사(오른쪽)와 김인욱 사무국장(왼쪽)이 햇빛장 들머리의 태양광발전소에서 안내방송을 하고 있다. 가운데는 정진화 평화마을짓자 이사장.

파주해시민발전협동조합 이기관 기술이사(오른쪽)와 김인욱 사무국장(왼쪽)이 햇빛장 들머리의 태양광발전소에서 안내방송을 하고 있다. 가운데는 정진화 평화마을짓자 이사장.


 

햇빛장 한쪽에 마련된 자전거발전기에서 이시아(오른쪽) 어린이가 페달을 돌려 끌어올려진 물이 샤워기에서 나오자 어머니 이미연씨가 이를 만져보고 있다. 이 물은 아래 화분에 공급된다.

햇빛장 한쪽에 마련된 자전거발전기에서 이시아(오른쪽) 어린이가 페달을 돌려 끌어올려진 물이 샤워기에서 나오자 어머니 이미연씨가 이를 만져보고 있다. 이 물은 아래 화분에 공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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