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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솥더위가 뉴노멀이 된 세상, ‘뜨거운 섬’에서 살아남기

인구 많은 도시일수록 도드라지는 열섬 현상… 폭염중대경보 속 서울 도심 각자도생의 풍경
등록 2026-08-13 22:33 수정 2026-08-17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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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된 2026년 8월4일 기온이 최고조에 이른 오후 3시30분께 서울 중구 서울광장 횡단보도 앞 그늘막 아래서 사람들이 보행 신호가 켜지길 기다리고 있다. 이들의 손에는 차가운 음료가 들려 있고, 뒤편에선 외국인 어린이가 분수 사이를 달리고 있다.

서울에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된 2026년 8월4일 기온이 최고조에 이른 오후 3시30분께 서울 중구 서울광장 횡단보도 앞 그늘막 아래서 사람들이 보행 신호가 켜지길 기다리고 있다. 이들의 손에는 차가운 음료가 들려 있고, 뒤편에선 외국인 어린이가 분수 사이를 달리고 있다.


 

서울에 첫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된 2026년 8월4일, 기업체와 공공기관 사무실이 밀집한 서울 중구 일대의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은 양산을 쓰거나 그늘막 아래 들어가 한낮의 불볕을 피하려고 애쓰는 모습이다. 예상을 뛰어넘는 폭염에 당황한 외국인 관광객들도 예외가 아니다. 몇 분을 서서 기다리려 횡단보도 앞 공공 그늘막 아래로 모여든 이들의 손에는 차가운 음료나 생수, 손선풍기 등이 들려 있었다. 시내 곳곳에 설치된 스마트쉼터도 땀을 식히려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폭염이 도심을 벌겋게 달군 7월31일부터 8월9일까지 개방한 청계천을 찾은 시민과 외국인들은 둔치에 걸터앉아 발을 담근 채 쉬거나 옷을 걷어붙이고 물속에 들어갔다. 물속을 걷는 부녀·모녀·부부·연인 등은 행여 누가 넘어질세라 손을 잡은 채다.

기후위기와 도시화가 겹치면서 세계의 대도시들에서는 열섬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2022년 위성에서 관측한 전세계 2천여 개 도시의 지표 온도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도시권 지표 온난화 속도는 2002년부터 2021년까지 10년당 0.5도로 주변 농촌보다 29%가량 빨랐다. 열섬 강도의 증가폭도 해마다 높아졌는데, 저소득·중저소득 나라의 도시에서 두드러졌다.

열섬 현상은 도시화·산업화로 인구 집중, 녹지 면적 감소, 대기오염, 교통량 및 에너지 사용량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난다. 아스팔트·콘크리트 등은 열용량이 크고 반사도가 낮아 태양복사를 더 많이 흡수·저장해 야간 방출로 이어진다. 밀집한 고층 건물들의 냉방 실외기에서 뿜어내는 열기까지 더해져 수은주를 밀어 올린다.

유엔(UN)의 2025년 도시 집계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사는 도시 3위(약 3659만 명)에 꼽힌 인도 델리가 열섬 강도가 가장 센 것으로 분석됐다. 온대기후 지역에선 약 3341만 명이 모여 사는 일본 도쿄에 이어 중국 베이징(약 2189만 명)과 상하이(약 2956만 명) 순으로 열섬 강도가 강했다. 유엔의 이 인구 집계는 행정구역상 분류가 아니라 주변의 연속된 도시화 지역을 포함한 것이다.

이 분류에 따르면 서울은 인구 약 2249만 명으로 세계 10위를 기록했다. 인구 밀집 대도시의 열섬 강도를 보여주기라도 하듯, 8월7일 오후 3시28분 서울 노원구의 최고기온은 40.2도를 기록했다.

대한공간정보학회가 2016~2020년 랜드샛 8호 위성 영상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의 지표면 온도는 경기도 가평보다 평균 3.59도 높았고 5도 이상 높은 곳도 있었다. 열섬은 서울 중구와 종로구, 용산구, 영등포구에 집중됐다.

도쿄 도심의 2026년 7월 폭염일(35도 이상)은 9일로, 20년 전인 2006년의 2일보다 7일이 많았다. 상하이는 8월2일 38도, 베이징은 8월5일 36도로 고온 경보가 내려졌다.

유럽의 상당수 대도시도 폭염에 시달렸다. 8월3일 영국 런던과 잉글랜드 남동부 기온이 35도까지 올라 보건안전청(UKHSA)이 폭염 건강경보를 발령했다. 8월 둘째 주 런던,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로마는 30도 중후반, 스페인 마드리드는 40도에 이를 것이란 예보다. 에어컨 보급률이 낮고 고령인구가 많은 유럽에서는 올여름 폭염 관련 사망자가 수천 명 나올 것이라고 추산한다.

북미도 예외가 아니다. 이미 6월 말 시작된 열돔으로 뉴욕 기온이 38도에 근접하자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은 냉방쉼터를 가동하는 폭염 비상계획을 발동했다. 7월4일 워싱턴디시는 39.4도를 기록해 독립 250주년 기념 퍼레이드가 취소됐다.

30도 후반의 가마솥더위가 뉴노멀이 되는 때에 대도시 한복판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나름의 적응력을 보인다. 서울 일부 지역의 기온이 39도를 넘어선 8월5일 점심시간, 중구 남대문시장 한 식당 앞에서 땡볕 아래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연신 김을 뿜어내는 찜기를 앞에 두고 맛으로 소문난 만두를 사려는 이들이 버티고 있다. 외국인들도 신기한 듯 기웃거린다. 이열치열이 무엇인지 나라 안팎에 몸으로 보여준다.

 

사진·글 이정우 사진가

 

*낯섦과 익숙함, 경험과 미지, 예측과 기억, 이 사이를 넘나들며 감각과 인식을 일깨우는 시각적 자극이 카메라를 들어 올립니다. 뉴스를 다루는 사진기자에서 다큐멘터리 사진가로 변신한 이정우 사진가가 펼쳐놓는 프레임 안과 밖 이야기. 격주 연재.

 

 

한껏 달궈진 불볕더위에 지친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8월4일 오후 중구 을지로 스마트쉼터에 들어가 더위를 피하고 있다.

한껏 달궈진 불볕더위에 지친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8월4일 오후 중구 을지로 스마트쉼터에 들어가 더위를 피하고 있다.


 

7월31일 오후 청계폭포와 광통교 사이 청계천에 발을 담근 시민들이 물속을 걷고 있다.

7월31일 오후 청계폭포와 광통교 사이 청계천에 발을 담근 시민들이 물속을 걷고 있다.


 

39도의 폭염이 이어진 8월5일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맛집을 찾은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더위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줄지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39도의 폭염이 이어진 8월5일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맛집을 찾은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더위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줄지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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