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년 동안 쌓인 추억과 기억이 바스러지는 데는 하루도 걸리지 않았다. 2023년 10월31일 앙상하게 남은 외벽만이 이곳에 극장이 있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강원도 원주시는 2022년 원강수 시장이 취임한 뒤 아카데미극장 철거를 밀어붙였다. 2023년 10월28일 원주에 남은 유일한 단관극장인 아카데미극장의 철거가 임박하자, 아카데미극장을 지키려는 시민들이 모인 ‘아카데미의 친구들 범시민연대’가 극장 앞을 막아섰다. 경찰이 6명을 연행한 뒤에도 4명이 고공농성에 돌입했지만, 이틀 만인 10월30일 강제로 끌어내려졌다. 크레인을 막는 건 더는 없었다. 그날 극장은 무너졌다. 경찰은 고공농성에 참여한 4명 중 1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를 막기 위한 탄원서가 6시간 만에 3200여 장이 모였다. 구속영장은 11월1일 검찰에서 기각됐다.
사진 아카데미의 친구들 범시민연대 제공, 글 류석우 기자 raint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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