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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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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SPC 던킨 본사 “매장 리뉴얼 안 하면 신상 허브 도넛 없다” 가맹점에 ‘갑질 ’

점주들 “자부담 1억 인테리어 기준으로 신·구매장 차별”… 점주단체에 교섭권 주는 ‘가맹사업법 개정안’ 통과 필요
등록 2025-11-06 17:05 수정 2025-11-06 21:35
던킨 매장 모습. 던킨 누리집 갈무리

던킨 매장 모습. 던킨 누리집 갈무리


에스피씨(SPC) 산하 비알코리아 던킨 본사가 신상 도넛을 공급하면서 인테리어를 기준으로 신·구형 매장을 차별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갑질 논란’이 일고 있다. 점주들은 “본사가 신상 도넛 공급을 미끼로 구형 점포의 인테리어를 신형으로 리뉴얼하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반발하며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신고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한겨레21 취재를 종합하면, 던킨 본사는 2025년 5월께부터 에이치케이(HK)도넛, 일명 ‘허브 도넛’이라는 신상품 8종을 인테리어 리뉴얼 여부에 따라 차별 공급하고 있다. 신상 도넛 8종은 ‘딸기크림 가득 수줍은 스마일’ ‘카스텔라도넛’ ‘흑임자카스텔라도넛’ ‘초코크러쉬도넛’ ‘허니딥파이꽈배기’ ‘레몬파운드케익’ ‘카카오파운드케익’ ‘딸기필링듬뿍생도넛’으로, 매출을 견인하는 제품이라는 것이 점주들의 설명이다.

던킨의 인테리어는 현재 1·2·3·4형으로 네 가지가 있다. 본사는 상대적으로 오래된 1·2형 매장엔 신상 도넛 8종을 공급하지 않아 점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점주 제공

던킨의 인테리어는 현재 1·2·3·4형으로 네 가지가 있다. 본사는 상대적으로 오래된 1·2형 매장엔 신상 도넛 8종을 공급하지 않아 점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점주 제공


“신상 도넛 못 받은 점포는 매출 20% 하락”

현재 던킨 인테리어는 시공연도에 따라 2015년께 인테리어인 제1유형, 2017년께 변경한 제2유형, 2020년께 변경한 제3유형(일명 ‘랜디니’), 2023년께 변경한 제4유형(일명 ‘스포크’)까지 모두 네 가지가 공존하고 있다. 던킨 본사는 신상 도넛 8종을 인테리어가 신규 모델인 3·4유형에만 공급하고, 상대적으로 오래된 인테리어 모델인 1·2유형엔 공급하지 않는 등 차별 행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매장이 제1유형 인테리어라는 점주 ㄱ씨는 “매출 감소를 의아하게 생각하다가 2025년 5월 말 불과 몇㎞ 떨어진 곳의 다른 던킨 점주는 신상 도넛을 공급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이런 차별 행위에 항의하자 본사 관계자는 ‘인테리어를 기준으로 공급하기로 결정했다’며 고압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수차례 항의에도 불구하고 이 점주는 5개월 넘게 지난 현재까지 신상 도넛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ㄱ씨는 “10년 가까이 던킨 본사와 동반자 관계로 영업해온 점주를 소중하게 대하기는커녕, 매출에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는 차별을 한다는 게 말이 되냐”고 말했다.

복수의 던킨 매장을 운영하는 ㄴ씨는 상대적으로 인테리어가 신규인 곳은 신상 도넛을 공급받고, 오래된 곳은 공급받지 못하는 웃지 못할 상황을 겪고 있다. ㄴ씨는 “신상 도넛을 공급받지 못하는 매장의 경우, 인근 경쟁 매장과 매출 역전이 벌어질 정도로 장사가 안된다. 매출이 20% 정도 하락했다”고 말했다. 점주 ㄷ씨는 “도대체 인테리어가 도넛 판매와 무슨 상관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신상 도넛을 받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인테리어를 리뉴얼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겨레21이 입수한 점주와 본사 관계자 간 통화 녹취를 들어보면, 본사 팀장급 관계자는 “그 도넛은 비아이(BI·간판 등 인테리어) 기준으로 해서 구 비아이는 공급 점포가 안 된다” “사장님 콘셉트는 구 비아이라 해서 공급 대상점이 아니다. 전국 다 (동일하다)”라며 신상 도넛 공급 기준이 인테리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김진호 비알코리아 던킨 사업본부장(부사장) 역시 이 점주와 한 통화에서 “기준을 정할 때 일단은 인테리어에 대한 정리를 하고 있었다. 그걸 정○○ 팀장이 얘기했을 거고…”라며 공급 기준이 인테리어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점주들은 본사의 이런 차별 공급 행위를 사실상 인테리어 리뉴얼을 하라는 압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가맹사업법에 따르면, 점포 환경 개선을 할 때 확장·이전이 수반되지 않을 땐 20%(매장 확장·이전 수반될 땐 40%)의 비용을 본사가 지원하게 돼 있다. 하지만 본사 지원을 받는다고 해도 20평 기준 1억원 가까운 비용을 자부담해야 한다는 게 점주들의 설명이다. 송명순 전국던킨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은 “요즘 같은 불경기에 1억원을 들여 인테리어를 바꾸기는 쉽지 않다”며 “본사가 인테리어 리뉴얼을 통해 마진을 확대하려는 것 아닌가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인테리어 바꾸려면 1억 가까이 자부담해야”

권정순 변호사(법무법인 동헌)는 본사의 행위가 공정거래법과 가맹사업법 위반 소지가 다분하다고 지적한다. 권 변호사는 “공정거래법 제23조(부당한 차별적 대우 금지) 위반은 물론 가맹사업법 제12조 2 ‘부당한 점포환경개선 강요 금지’ 조항 위반으로 보인다”며 “안전·위생상의 문제가 발생하는 등 객관적으로 노후화가 인정되는 경우가 아니면 본사가 인테리어 리뉴얼을 강요할 수 없다”고 짚었다.

이에 대해 던킨 본사 쪽은 “허브 도넛은 2024년 말부터 가맹점들의 취급 요청이 늘어나 공급 확대를 진행하고 있으나, 한정된 생산시설과 물류 여건 등으로 한번에 모든 매장으로 확대하기 어렵다”며 “각 지역 생산 센터별로 생산량·공급 지역을 점진적으로 확대해가는 과정에 있다. 현재 전체 매장의 38%에만 공급 중이며, 이 중에는 기존(구) 인테리어 매장도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던킨 본사 쪽은 이어 “2025년 (대전) 신탄진 공장에서도 충청도 지역에 새로 공급을 시작했으며, 조속히 생산 및 물류 인프라를 마련해 2026년 상반기 중 전국 매장에 단계적 공급을 목표로 준비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던킨이 출시한 신상 도넛 8종.

던킨이 출시한 신상 도넛 8종.


공정위 통계를 보면, 2024년 말 기준 우리나라에는 8802개의 가맹본부, 1만2377개의 브랜드, 36만5014개의 가맹점이 있다. 이런 까닭에 가맹본부와 가맹점주의 갈등은 상존할 수밖에 없다. 특히 가맹본부의 우월적 지위 탓에 에스피씨 던킨 사례처럼 본사가 부당한 행위를 해도 점주들이 이에 대항하기는 쉽지 않다. 던킨 점주들 역시 본사에 수차례 항의했음에도 상황이 달라지지 않자, 2025년 9월 말 이 사안을 공정위에 신고했다. 하지만 공정위에 신고해도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게 점주들과 점주 단체 등의 설명이다.

앞서 2025년 3월 공정위는 싱크대 등 주방 설비와 도넛 진열장, 채반 등 모두 38개 품목을 필수품목으로 지정하고 가맹본부에서만 살 수 있도록 한 비알코리아 던킨에 대해 21억36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는데, 이는 2022~2023년 점주들이 신고한 내용에 대한 결과다. 공정위 처분 결과가 나오기까지 2~3년의 기간이 걸린 셈이다.

점주들 교섭권 강화 위한 가맹사업법 개정 필요

따라서 가맹점주들은 본사에 대한 대항력을 높이기 위해 최소한의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가맹사업법 개정안)의 본회의 통과가 절실한 이유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가맹사업법 개정안의 핵심은 가맹사업자(점주)단체의 대표성 확보와 협상력 제고를 위한 등록제를 도입하고, 가맹사업자단체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라 협의 요청을 할 때 가맹본부(본사)가 응하지 않으면 제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가맹점주들의 ‘교섭권’을 강화하는 방향이다. 민병덕 의원은 “그간 본사가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점주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대표성 부족 등을 이유로 점주단체의 협의 요청을 거부하는 사례가 많아 이를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법안 발의 이유를 밝혔다.

한마디로 본사의 각종 ‘갑질’에 대한 점주들의 ‘대항권’을 높이기 위한 조항이 신설되는 셈이다. 정종열 전국가맹점주협의회(전가협) 자문위원장은 “던킨의 경우에서 보듯 점주 개개인이 본사에 대항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고, 점주단체가 나서도 본사에서 대화 요청을 무시하면 그만인 상황”이라며 “점주단체를 법적인 단체로 등록하고 협의요구권을 부여하는 것은 점주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고 말했다.

현재 이 가맹사업법 개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돼 있다. 앞서 민주당은 2025년 4월17일 이 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했는데, 패스트트랙 안건은 소관 상임위에서 최대 180일, 법사위 90일, 본회의 부의 뒤 60일 등 모두 330일 안에 심사하게 돼 있다. 10월14일로 상임위 회부 180일을 채운 가맹사업법 개정안은 자동으로 법사위로 넘어간 상태다. 민병덕 의원실 관계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하나였고, 민주당이 패스트트랙 법안으로 지정한 만큼 가급적 2025년 안에 꼭 처리한다는 계획”이라며 “법사위가 심사 기일인 90일을 다 채울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2025년 9월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주최한 2025년 하반기 프랜차이즈 창업·산업 박람회에서 참가자들이 부스를 돌아보고 있다. 가맹본사와 가맹점주 사이 갈등이 격화하는 와중에도 프랜차이즈 창업에 대한 서민들의 관심은 뜨겁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제공

2025년 9월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주최한 2025년 하반기 프랜차이즈 창업·산업 박람회에서 참가자들이 부스를 돌아보고 있다. 가맹본사와 가맹점주 사이 갈등이 격화하는 와중에도 프랜차이즈 창업에 대한 서민들의 관심은 뜨겁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제공


개정안 통과돼도 ‘시행령 싸움’ 남아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더라도 남은 과제는 또 있다. 점주단체 등록을 위한 세부 규정, 협의 요구 주제나 횟수, 협의에 응하지 않는 가맹본부에 대한 제재 수위 등의 내용은 모두 시행령(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맹점주단체와 가맹본부단체의 샅바 싸움은 시행령을 둘러싸고도 계속될 전망이다.

점주단체 등록 조건만 놓고 봐도 전가협 등 점주단체는 전제 점주의 10% 또는 100명을 주장하지만, 프랜차이즈산업협회 등 가맹본부 쪽은 복수의 점주단체가 난립할 가능성 등을 들며 40%를 주장하고 있다. 공정위 등 정부 쪽은 그 중간값인 30% 수준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의 주제나 횟수 등을 놓고도 논란이 예상된다. 가맹본부단체 쪽은 경영 사안에 해당하는 주제는 협의 대상에서 제외할 것과 동일한 주제에 대해서는 복수 단체와 일괄 협의가 가능하도록 할 것 등을 주장하고 있다. 김상식 프랜차이즈산업협회 정책실장은 “경영상 문제까지 연결되는 등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도 본사가 협의를 거부할 수 있는 거부권이 없고, 협의가 결렬될 경우 점주가 요구하면 몇 번이든 협의에 응해야 한다면, 가맹본부에 과도한 부담이 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제한이 필요하다”며 “중복가입 문제 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각 점주단체에 소속된 명단 정도는 열람할 수 있는 권리를 가맹본부에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종열 전가협 자문위원장은 “본사는 협의 내용 중 대부분을 경영상 문제라고 주장하며 협의요구권 자체를 무시할 가능성이 있다”며 “동일 주제에 대한 협의 횟수 제한은 협의 결과를 도출할 의무가 없는 상황에서 본사가 협의 횟수만 채우며 뭉개는 꼼수를 펼 길을 열어주게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2025년 3월31일 굽네치킨 본사 앞에서 ‘굽네치킨 일방적 분쟁조정 거부 및 불공정행위 중단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던킨뿐만 아니라 다양한 브랜드의 가맹본사-가맹점주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제공

2025년 3월31일 굽네치킨 본사 앞에서 ‘굽네치킨 일방적 분쟁조정 거부 및 불공정행위 중단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던킨뿐만 아니라 다양한 브랜드의 가맹본사-가맹점주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제공


 

2024년 6월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가맹점주 정책 현안 간담회 ‘무늬만 사장님, 을의 자영업자·가맹점주들이 말한다’ 모습. 이날 간담회에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주도한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 김남근 의원 등이 참석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제공

2024년 6월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가맹점주 정책 현안 간담회 ‘무늬만 사장님, 을의 자영업자·가맹점주들이 말한다’ 모습. 이날 간담회에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주도한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 김남근 의원 등이 참석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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