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 박미향 기자
“어머님이 마지못해 꺼내신/ 숨겨두신 비상금으로 시켜주신/ 짜장면 하나에 너무나 행복했었어/ 하지만 어머님은 왠지 드시질 않았어/ 어머님은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어머님은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어머님께>, 지오디, 1999년)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뒤 ‘히트’를 쳤던 노래다. 외식할 돈이 없어 “짜장면이 싫다”고 말하는 어머니의 거짓말 아닌 거짓말이, 삭막한 경제 현실에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녹였다.
2022년 한국의 연간 소비자물가는 전년도에 견줘 5.1% 올라, 외환위기 때인 1998년(7.5%) 이후 24년 만에 최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9년 0.4%, 2020년 0.5%에 이어 2021년 2.5%였는데 지난해 급격히 오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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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값도 크게 올랐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을 보면, 2022년 12월 짜장면 평균 가격은 6569원이었다. 2022년 1월에는 5769원이었는데 1년 새 13.8%나 올랐다. 짜장면은 2000년에 2742원이었는데 22년 만에 2.4배가 뛰었다. 6569원도 평균일 뿐 실제 중국집 메뉴판에 적힌 짜장면 가격은 이보다 높은 경우가 많다. 통계청은 2022년 외식물가 상승률이 7.7%로, 1992년 10.3% 이후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23년에는 전기·교통·상수도 등 공공요금 상승도 기다리고 있다. 정부는 1월1일부터 전기요금을 킬로와트시당 13.1원 올리는 방안을 확정했다. 서울은 택시 심야할증 요금에 이어 기본요금을 2월1일부터 3800원에서 4800원으로 올린다. 지하철과 시내버스, 마을버스 요금도 이르면 4월부터 300원씩 올리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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