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국내 3대 조선사 가운데 하나인 대우조선해양(대우조선)을 인수하겠다는 계획을 2022년 9월26일 밝혔다. 인수 가격은 14년 전 대우조선 몸값의 3분의 1 수준인 2조원이다. 대우조선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다른 투자자들에게도 경쟁입찰 기회를 열어놓긴 했지만, 아직 한화 외에 투자 의사를 밝힌 기업은 없다.
2001년 워크아웃돼 21년간 채권단 관리를 받고 있는 대우조선은 그간 수차례 ‘주인 찾기’에 실패했다. 2008년엔 한화그룹이 대우조선 인수를 추진했다가 미국발 금융위기로 자금 조달에 실패해 인수를 포기했다. 그 뒤로는 인수 희망 기업이 나오지 않아 매각이 안 됐다. 2019년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이 인수 의사를 밝혔으나 유럽연합(EU) 경쟁 당국의 기업결합 불허로 인수가 무산됐다.
그사이 대우조선의 인수 희망가는 크게 낮아졌다. 2008년 한화가 처음 인수를 시도할 때 대우조선 가격은 6조3천억원이었다. 한국 조선사들이 전세계 선박 수주를 싹쓸이하며 ‘잘나가던’ 시절이다. 그러나 저가의 중국 선박에 위협을 느낀 국내 조선사들이 출혈경쟁을 하며 대우조선의 수익성이 악화했고 선박뿐만 아니라 해양플랜트 부문에서도 적자가 났다. 최근 다시 국내 조선업계에 수주 호황이 찾아왔지만 2022년 상반기 대우조선은 여전히 5600억여원 적자다. ‘헐값 매각’ 비판에도 정부가 매각을 서두르는 이유다.
방산업체인 한화는 잠수함 등 특수선을 만드는 대우조선을 인수하면 사업 분야를 기존 육군, 공군에서 해군까지 확장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유보적이다. 한화 주가는 9월26일 1주당 2만5950원에서 27일 2만6050원, 28일 2만4300원으로 오르내림을 반복했다. 한화의 ‘청사진’이 믿을 만한지 좀더 지켜보겠단 신호다.
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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