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재미있다아아~.” 이국땅 독일 볼프스부르크에서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 하지만 옆에 독일인 인스트럭터가 타고 있으니 참았다. 한국을 대표해(그 사람들 생각에 그러지 않을까) 온 기자가 이 정도에 감격하냐는 생각 따위를 심어주고 싶지 않았다. 소리는 입가 미소로 대신했다.
‘굿, 굿!’ 말 안 통하는 외국인 인스트럭터에게 이 말만 던져도 대충 느낌은 전달된다(당신도 알지 느낌?). 운전자가 조수석으로 몸이 기울 만큼의 20~30도 경사로를 옆으로 지나는 것도, 웅덩이를 거대한 시소를 타고 넘어가는 것도 짜릿하니 미소라도 지어줄 수밖에. 그중에서도 소리를 지른 건 투아렉, 티구안 등 4륜 스포츠실용차(SUV)를 타고 터널 등 갖가지 코스를 경험해보는 시설이었다. 폴크스바겐의 자동차 테마파크인 아우토슈타트는 자동차 출고장과 브랜드를 소개하는 역사관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오프로드 경험까지 해볼 수 있는 시설이 있다. ‘한국의 친구들아 너희는 이런 거 못해보겠지. 이거 타려고 독일까지 오겠느냐. 자동차 담당 기자가 부럽지.’ 내 마음속에선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기록할 말이 코스마다 떠올랐을 것이다.
이런 걸 보면 자동차 분야를 담당하는 기자는 재미있는 직업 가운데 하나는 될 것 같다. 물론 차에 관심만 있다면 말이다.
그런데 자동차 담당 기자만의 ‘독점’ ‘단독’(기자들이 좋아하는) 경험은 이제 깨질 것이다. 아깝지만 소개하자면 BMW가 인천 영종도에 드라이빙센터를 열었다. 인천국제공항 옆이다. 며칠 전 센터가 다 만들어졌다고 해서 가보았더니(이게 마지막 독점 경험이다), 최장 2.6km의 트랙에 원 선회, 가속 및 제동, 오프로드 등 모두 6가지 코스가 있었다. 직선 코스에선 시속 100km 이상 가속도 가능하다. 직접 주행과 오프로드 코스를 택시 드라이빙(인스트럭터가 운전하는 차에 타고 코스를 경험해보는 것)을 해봤더니 재미가 쏠쏠하다. BMW 차주가 아니더라도 신청하면 타볼 수 있다, 친구들아. 미리 경험해보고 싶은 독자는 아래 동영상을 클릭
드라이빙센터를 만든 김효준 BMW그룹코리아 사장은 이날 “끊임없이 꿈을 꿨고 현실이 됐다”고 감격해했다. 한국에서 고작(?) 3만 대를 판 사장의 꿈이었다. 국내에서 60만 대 이상을 파는 현대자동차는 국내 소비자를 위해 이런 꿈은 꾸고 있을까. 대신 요즘 뭘 꿈꾸냐면, ‘마지막 남은 강남의 노른자위’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를 사서 현대차그룹 사옥과 호텔을 짓고 싶다고 한다. 거기에 자동차 테마파크를 지으면 안 될까. 부르릉~.
이완 기자 wani@hani.co.kr*차를 신기해하는 남자 이완 기자가 자동차 칼럼을 2주에 한 번 연재합니다. 많이 기대해주세요.한겨레21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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