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류우종
총수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총수님은 갔습니다.
하청업체의 작은 밥그릇을 깨고 제 배를 채우기 위한 편법의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동반성장의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한 장의 휴지 조각이 되어서 한 방의 미풍에 훅 날아갔습니다.
끈적한 정경유착의 추억은 노동자와 중소기업의 밥그릇을 뒤집어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총수님의 꼬임에 귀먹고 꽃다운 재벌의 로비에 눈멀었습니다.
나랏일도 사람의 일이기에 감세해주고, 사면해줄 때에 미리 당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747 공약은 공염불이 되고 놀란 가슴은 측근 비리에 터집니다.
그러나 재벌의 탐욕을 쓸데없는 재벌 규제의 구실로 만들고 마는 것은
청와대사진기자단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일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국정은 뒤로하고, 강남 정수배기에 집을 사놓았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총수님은 갔지만은 나는 총수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따님의 빵집도 휩싸고 돕니다.
당선자 시절
“나는 진정으로 기업이 원하는 규제를 풀겠다. 나에게 직접 연락해도 좋다. 정부와 기업 사이에 새로운 관계가 형성됐다.”(2007년 12월28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관 간담회)
정부의 규제 완화와 감세 혜택에도 불구하고 대기업의 투자와 고용이 부진하자
“(대기업의 투자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도 살펴보겠다.”(2011년 1월24일 전경련 회관 간담회)
대기업 2·3세들의 소상공업 진출이 사회문제가 되자
“대기업들이 소상공인 생업과 관련한 업종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는 것은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2012년 1월25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
-여야를 중심으로 재벌 규제 강화 방안이 나오자
“정치 환경들이 기업들을 위축되도록 만드는 것은 결코 국민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2012년 1월31일 국무회의)
김기태 기자 kk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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