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벌래> 갈무리
2012년 개봉, 미야베 미유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화차>는 주된 공간적 배경을 서울 용산으로 삼는다. 김민희가 열연한 차경선이 살던 곳, 최초로 범행을 저지른 곳, 그리고 비극적인, 어쩌면 여성으로 필연적인 운명을 안고 끝내 추락하는 곳 역시 용산이다. 이를 두고 <화차>를 연출한 변영주 감독은 “용산에서 삶이 종결되는 것이 2012년 한국 사회의 운명이다”라는 고집스러운 생각이 있었다고 한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채널예스>).
<화차>가 용산에서 끝이 난다면 부동산 투기를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는 MBC 파일럿 프로그램 <돈벌래>는 용산에서 시작한다. 프로그램은 방송 최초로 용산 정비창도 공개한다. 1분 가까이 신이자 개발자의 시선과 같은 부감도를 사용, 내레이션 하나 없이 전체 부지를 훑는다. 왼쪽 위엔 “초대형 개발 호재”라는 자막이, 그리고 음악이 클라이맥스에 이를 때는 “오랜 시간 방치된 용산의 노른자 땅!” 자막이 나온다. 용산 정비창은 5월 국토교통부가 주택가격 안정을 위해 도심형 공공주택을 중심으로 한 업무·상업·주거 시설 복합개발을 발표한 곳으로, 투기를 방지하기 위해 토지를 살 때 사전에 이용 목적을 명시하고, 이에 맞게 사용해야 하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도 지정된 곳이다. 정부의 개발 계획은 호재면서 토지거래허가구역이란 점이 위험요인이라고 짚는 프로그램은, 본인들이 소개한 것처럼 부동산은 돈을 버는 재테크 수단임을 재차 강조한다.
용산은 이미 최대 피해 지역이다. 2009년 1월20일, 뉴타운사업으로 지정된 용산 4구역의 한 건물에서 화재가 일어났다. 무리한 개발사업과 진압으로 총 6명이 목숨을 잃었다. 10년 넘게 진상 규명 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10월, 용산 도시기억전시관이 개관한다. 용산 참사를 비롯해 용산 도시개발 역사가 담긴다. 피해자는 있지만 용산 참사를 비롯한 개발사업의 가해자는 여전히 특정짓지 못한다. 어쩌면 모두일지도 모르겠다. <돈벌래>라는 프로그램처럼.
임경지 학생, 연구활동가
관심분야 - 주거,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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