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맡았던 책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책은 2010년 4월에 출간된 (한겨레출판 펴냄)이다. 지금까지 3만5천 부 가까이 찍었다. 기획연재 ‘노동 OTL’을 바탕으로 만든 책이다. 안수찬 기자가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전종휘 기자가 경기도 마석의 가구공장에, 임인택 기자가 안산의 난로공장에, 임지선 기자가 서울 갈빗집과 인천 감자탕집에 한 달간 ‘위장 취업’해 경험한 생생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청년노동·이주노동·파견노동·여성노동의 현장을 당사자 처지에서 가감 없이 보여준 이 책은, 우리 시대 노동의 현실을 다룬 대표작으로 자리잡았고 학교에서도 노동 분야 추천 도서로 널리 읽혔다.
책 제목을 으로 지은 것은 취재가 이루어진 2009년 당시의 최저임금이 시급 4천원이었기 때문이다. 단행본으로 출간된 2010년의 최저시급 역시 4110원이었고, 그해 여름 결정된 2011년의 최저시급은 4320원이었다. 몇 년이 지나도 ‘4천원 인생’은 계속 쌓여만 갔다. ‘4천원 인생’이 어서 빨리 과거의 말이 되길 바랐지만, 최저시급이 5천원대가 된 것은 2014년(5210원)의 일이다. 그렇게 형식적으로는 ‘4천원 인생’이 과거의 말이 되었으나, 독자는 여전히 지금도 이 책을 찾아 읽고 공감하며 아파한다.
그렇게 몇 해를 지내다 (청년유니온·한국비정규직노동센터·김연희·이상원 지음, 북콤마 펴냄)을 만났다. 6030원은 2016년 최저임금이다. 아, 이제 겨우 4천원에서 6천원에 이르렀구나. 에서 만난 한 마트 노동자는 이런 이야기를 한다. “월급이 200만원만 됐으면 좋겠어요.” 시급을 1만원으로 상정하고 월급을 계산하면 209만원이 된다. 어쩌면 ‘최저임금 1만원’은 2009년부터(혹은 그 이전부터) 노동자가 체감한 현실적 기준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드디어 지난 대선에서 ‘최저임금 1만원’이 중요한 이슈가 되었고, 이번 정부에서 처음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에선 최저임금 1만원으로 향하는 첫걸음으로 2018년 최저임금을 시급 7530원(월 환산액은 157만3770원)으로 정했다.
의 부제는 ‘2016년 최저임금은 어떻게 결정되었는가’이다. 2015년 여름에 열린 2016년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에는 처음으로 최저임금 당사자 단체가 참여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노동자위원·사용자위원·공익위원 각 9명씩 모두 27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는데, 양대 노총이 노동자위원 아홉 자리 중 두 자리에 비정규직과 청년을 대표하는 한국비정규직센터 소장과 청년유니온 위원장을 추천한 것이다. 이 책의 전반부는 두 위원의 최저임금위원회 참가기다. 조직노동자·최저임금대상자·재벌·중소기업주·영세자영업자 등 다양한 위치에 놓인 당사자가 입체적으로 충돌하고 그 안에서 답을 찾아가는 모습을 확인하는 것이 반가웠다. 갈 길은 아직 멀지만 그래도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는 작은 희망을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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