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 있는 작은 서점을 해보고 싶어요.”
최근 몇 년 사이 부쩍 자주 듣는 소리다. 이 얘기를 처음 들을 때만 해도 “서점이오? 있는 것도 다 망하는데?” 이랬던 나인데, 이제는 상황이 좀 달라졌다. 한때 분위기 좋고 한산한(!) 카페에 앉아 “이런 카페 하나 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하는 것과 비슷한 얘기 아닌가 싶어 가볍게 넘겼다. 그러나 아는 출판계 종사자가 나뿐이라며 진지하게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니 마냥 “서점이오? 있는 것도 다 망하는데?”만 외치고 있을 순 없다. 물론 계속해서 매력적인 서점이 생겨나고, 서점을 해보고 싶은 사람이 늘어나니 ‘나도 한번?’ 하는 생각이 든 것도 사실이다. 관련 책부터 찾아봤다. 독립서점이나 동네 책방을 키워드로 한 책이 꽤 출간됐다. 를 집어들었다. 새로운 삶을 위한 작은 시도들을 지속적으로 응원하고 소개해온 출판사 ‘남해의봄날’이 펴낸 책이기에 더 호감이 갔다.
“우리 숲속작은책방 한 해 매출. 759만3천원.”
첫 장에서 이 글을 보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래, 매출! 책은 접어두고 계산부터 해보았다. 한 달에 200만원(시급 1만원 기준으로 월급여를 계산하면 209만원이다)은 집에 가져가야 한다고 치자. 공간 임대료와 관리비 등 기타 모든 비용으로 100만원만 잡아도 이를 위해 총 1천만원의 월매출이 필요하다. 책을 30% 할인 가격에 공급받아 정가로 팔 때를 가정한 거다(책에는 작은 서점이 중간 유통회사를 거쳐 25% 이익만 얻는 것으로 나온다). 도서 평균가격을 1만5천원이라 보면 한 달에 667권을 팔아야 한다. 30일 중 4일만 쉰다고 해도 하루에 26권씩 팔아야 한다. 동네 작은 책방에, 내 취향대로 고른 색깔 있는 책들이라면 하루에 10권만 팔려도 다행일 것 같은데 말이다. 책 한 권을 팔면 저자는 책정가의 10%를 가져가는데 서점 등 유통 영역에서 30~40%를 가져간다며 투덜대곤 했는데, 막상 서점 주인 처지에서 보니 투덜댈 일이 아니었다.
사실 저자들이 연매출 700만원에도 이를 즐길 수 있었던 것은 서점이 ‘자가 건물’이었기 때문이리라. 서점은 그들의 집이다. 서점 영업이 끝나면 그 공간은 이들의 거실이 된다. 이른바 ‘한국 최초의 가정식 서점’. 충북 괴산의 한 마을에 마을도서관을 일구며 살겠다고 귀촌했다가 우여곡절 끝에 자신의 집에서 책방을 시작한 이야기, 지나가던 사람들이 들어와 책에는 관심을 안 보이고 집에 대해서만 한참 묻고 가버리는 일이 많아 들어오면 꼭 한 권 이상 사가야 한다는 ‘강매’ 조항을 만들었다는 이야기 등 저자들이 겪은 소소한 에피소드를 따라가다보니 자연스레 꿈이 어떻게 현실로 바뀌어가는지 확인하게 됐다. 나의 꿈을 점검해보는 계기가 된 것은 물론이다.
“색깔 있는 작은 서점을 해보고 싶어요.” 이 질문을 다시 만나면 슬며시 이 책을 들이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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