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쏘카’라는 자동차 공유업체가 180억원의 투자를 받아 화제가 됐다. 운용자산이 80조원에 이르는 외국 투자사는 “한국 카셰어링 시장이 높은 도시 인구밀도와 대중교통 및 정보통신(IT) 인프라 등을 기반으로 성장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며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자동차 공유’(카셰어링)란 한 대의 자동차를 시간 단위로 여러 사람이 나눠 쓰는 것으로, 렌터카와는 다르다.
고뤠? 이 사업이 얼마나 유망한지 직접 이용해보기로 했다. 먼저 이 회사 누리집에 들어가보니, 회사에서 500m 정도 떨어진 공영주차장에서 차를 이용할 수 있다고 했다. 가깝네. 이날 오후 서울 강남 쪽에 취재를 가야 했다. 오후 2시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쓰겠다고 예약하니, 요금이 계산됐다.
시간에 맞춰 차가 있는 주차장으로 향했다. 차가 3층에 있다고 했는데 보이지 않았다. 성질 급한 소비자답게 식은땀이 흐르려는 순간, 스마트폰을 꺼내 앱에 접속해보니 한 줄 댓글이 떠 있다. “3층에 자리가 없어 4층에 주차했습니다.” 이전 사용자가 남겨놓은 것이다. 차를 공유한다면 이용자 간의 신뢰가 필수적이다. 시간에 맞춰 갔는데 바퀴가 빠져 있다거나 기름이 없다면…. 그러나 발달된 정보기술(IT)은 이용자 간의 커뮤니티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처럼 사이버상에 구현했다. 이전 사용자의 매너까지 점수로 평가한다. 그러니 친절해질 수밖에 없다.
4층으로 올라가니 흰색 소형차가 기다리고 있다. 앱에 접속해 스마트키 항목으로 들어갔다. 자물쇠가 열리는 모양의 ‘문 염’ 버튼을 눌렀는데 안 열린다. ‘왜 이러지’ 하며 차를 한 바퀴 둘러보는데, 결제가 됐다는 문자메시지가 날아왔다. 오후 2시 예약시간 10분 전이었다. 다시 앱에 들어가 ‘문 염’ 버튼을 누르니, 문이 열린다. 회원카드를 발급받은 뒤 카드를 차에 갖다 대도 열린다고 한다.
취재를 마친 뒤 차를 몰고 원래 있던 장소로 돌아와 문을 닫고 앱에 들어가 ‘반납하기’ 버튼을 누르면 끝이다. 요금은 2시간30분 이용 1만1080원(할인 적용)과 왕복 22km 이용 4180원(km당 190원·차종에 따라 다름)을 합쳐 1만5260원이 나왔다. 택시를 탄다면 편도 1만4천원 정도 되는 거리니 경제적인 비용이다. 차를 이용한 뒤 원래 자리로 다시 갖다놔야 한다는 것은 불편했다.
카셰어링은 환경과 에너지 보호를 위한 사회운동 형태로 1950년대 스위스에서 시작됐다. 널리 확산되지 못하다가 IT의 발달로 대중화 일보 직전까지 왔다. 심지어 자동차를 만들어 팔아야 하는 메르세데스벤츠도 ‘카투고’라는 자동차 공유 서비스를 내놓았다. 이제 차를 소유할까, 공유할까?
이완 기자 wani@hani.co.kr한겨레21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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