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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에서 방송하는 는 명백히 ‘손석희 방송’이다. 그는 지난 5월 JTBC 보도담당 사장으로 부임한 데 이어 9월16일부터 앵커를 맡았다. 그가 전면에 나선 이후 는 삼성전자 직업병 피해자 인권침해 기자회견과 노조 와해 문건 내용을 단독 보도했다.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사건도 주요하게 다뤘고 단독 보도도 이어졌다. 돌이켜보면 원래는 뉴스 프로그램에 ‘손석희 스타일’을 새기는 것이 그의 어법은 아니다. MBC 시절만 해도 “뉴스의 경중이 진행자의 자의적 멘트에 의해 전달되는 것은 옳지 못하다. 건조하게 보도하겠다”고 했던 그가 아니던가.
손석희는 마지막 방송에서 “최선을 다해서 제가 믿는 정론의 저널리즘을 실천해보겠다”는 말로 MBC 시대를 끝내고 “모든 뉴스를 다 알 필요는 없지만 더 알아야 할 뉴스는 있다”며 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때만 해도 그가 종합편성채널에서 뜻을 이룰 수 있을 거라고 믿는 의견은 적었다. 인터뷰하기 어려운(재미없는) 상대, 광고에 절대 출연하지 않는 방송인, 누구 편에 넣기도 애매한 진보. MBC 직원이던 시절 그는 항상 조직을 앞세웠고, 방송인일 때는 말마다 ‘균형’을 찾았다. “다른 분들이 개인 퍼스널리티를 내세우는 것을 인정하더라도 저는 사양하고 싶어요.” 2004년 지승호씨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처럼 그는 자신의 강점이 오히려 자기 개인을 내세우지 않는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
“진행자는 진보적일 수밖에 없지만… 내 입장은 중립이어야 한다”(지승호 인터뷰)는 그의 입장은 사내 문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에서 하차할 때도 말을 아꼈던 것은 그런 태도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핵심 출연자였던 김중배씨가 교체될 때 MBC 노동조합 소속 후배들이 “프로그램이 흔들리는데 선배가 앞장서야 하지 않냐”고 재촉하자 그는 “나마저 물러나면 그땐 MBC가 뭐가 되냐”고 답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떠밀려서든 자원해서든 손석희는 지금 전선에 서 있다. “(실패한다면) 나는 그냥 실패한 언론인이 되는 것이다. 정말 내 뜻과 달리 내가 여기서 생각한 것을 못하고 실패하면 나는 그냥 실패한 언론인으로 기억될 것이다.” 지난 10월 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은 전쟁에서 위태롭게 ‘균형’을 잡아야 할 그의 처지를 보여준다. 11월27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정부·여당 추천 위원 3명은 법무부의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청구 사건을 다룬 JTBC의 가 방송심의규정 제9조(공정성)를 위반했다며 재승인 심사 때 감점 대상이 되는 법정 제재 의견을 내놨다. 이번엔 라이트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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