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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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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때마다 음식과 여행이 고파

등록 2013-03-02 13:25 수정 2020-05-03 04:27
MBC 제공

MBC 제공

Q. 어쩜 이렇게 탐스럽게 먹는 걸까요. 맛있게 먹는 것만으로 열화와 같은 지지를 얻는 이들이 있었으니 ‘먹방’(먹는 방송)계의 지존, 배우 하정우와 샛별 윤후()·사진입니다. 이들 외에도 침이 꼴깍 넘어가게 하는 숨은 먹방이 있다면?

A1. MBC 맞짱 특집에 등장, 폭풍 흡입으로 짬뽕을 먹는 김제동. 이건 뭐랄까? ‘우아, 맛있겠다’ 이런 건 아니다. 하지만 사람을 흔든다. 그래, 혼자 지내니 같이 밥 먹어줄 사람도 없겠지. 그래서 친구들 만나면 그 한 끼가 간절한데, 또 염치없이 먹기만 한다고 욕먹고 그러지? 오늘도 홀로 면식하는 전국의 싱글들, 김제동의 먹방을 식탁의 친구로 삼아봅시다. 이명석 문화평론가

A2. 채널A에서 방영 중인 . 어정쩡한 동작과 억지 미소에, “제가 한번 먹어보겠습니다”라는 어눌한 대사는 이미 유행어가 된 지 오래다. 좋은 먹거리를 쓰는 ‘착한 식당’을 찾아 매번 요리를 먹으며 내뱉는 “맛있는데요?”와, 착한 식당을 찾아내기 힘든 시대에 대한 우려 섞인 연출까지. 한 가지 빠진 게 있다면, 착한 음식을 어린이와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먹을 수 있게 하려면 어떤 정치, 어떤 정책이 필요한지에 대한 제시가 없는 게 아쉽다. 혹여, 편집 의도와 안 맞기라도? 김슷캇 청년백수

A3. 푸드TV의 애청자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포시즌호텔 총주방장이었던 린 크로포드가 진행하는데, 그녀가 1차 산업의 생산자들과 직접 만나 요리를 한다. 사실 이 방송의 진짜 재미는 린 크로포드의 경력에 주눅 들지 않는 시골 주민들과 벌이는 요리 대결에 있다. 그렇게 만들어진 음식이 테이블에 차려지면, 사람들은 정말 맛있게 그걸 다 먹는다. 볼 때마다 음식과 여행이 고프다. 차우진 대중음악평론가

A4. KBS 에서 숙적이던 고남순(이종석)과 박흥수(김우빈)가 팽팽한 긴장을 풀고 관계를 회복한 시간은 점심시간이다. 식판 위에서 진심을 확인한 둘은 점심시간도 부족했는지 밤이면 밤마다 라면이며 과자며 줄기차게 먹어댔다. 뭘 먹든 시크한 저작근의 움직임은 꽤나 식욕을 자극했던 듯. 이 방영되던 기간 동안 밤 10시만 되면 난 라면물을 끓여야 했다. 전재우 지보이스 음악감독

A5. 먹방 하면 역시 의 악랄한 조폭 쩡즈웨이(한침)다. 경찰서에서 황치우셩(황국장)과 마주 앉아 팽팽한 기싸움을 펼치는 장면에서, 정체 모를 반찬이 그득한 도시락을 늘어놓고 쩝쩝 소리를 내가며 참 맛있게도 먹었다. 아, 같은 자리에서 황치우셩이 피우던 담배도 그에 못지않게 맛있어 보였다. 먹방 아닌 흡방(끽연방?)이라는 새로운 장르가 생길지도. 송호균 기자

*‘오보이의 무릎 탁’ 연재를 마칩니다. 좋은 글 보내주신 필자들과 애독해주신 독자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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