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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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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님, 북극에서 빙하를

등록 2012-12-15 10:07 수정 2020-05-03 04:27
KBS 제공

KBS 제공

Q. KBS 는 음식 문화를 따라 갈 길을 정하는 좌충우돌 여행기입니다. 베트남에 간 개그맨 김미연은 한 가정집에 들러 가정식 쌀국수의 비법을 배웠고, 토니안과 김재덕은 뉴칼레도니아에서 사슴고기 시식에 도전합니다. 당신이 PD라면 누구를, 어디로, 무엇을 먹으라고 떠나보내겠습니까?


A1. 케냐의 시골마을로 떠나보자. 가난한데다 정도 넘치지 않는 현지 주민들과 둘러앉아 그네들의 주식인 우갈리(옥수숫가루를 물에 풀어 양념 없이 쪄낸 음식으로 백설기같이 생겼다)를 먹어보라. 단 우갈리 한 덩이를 가운데 놓고 눈치 반 수다 반을 반찬 삼아 맨손으로 주물럭대며 먹어야 한다. 텁텁한 질감이 낯설다면 미끈대는 스쿠마위키(케일 등을 다져 기름에 볶은 것으로 이걸로 일주일을 버틸 수 있다고 해서 접미어 ‘위키’(wiki)가 붙었다)를 곁들이면 된다. 김병만의 과 비슷한 콘셉트 아니냐고? 몰라도 너무 모르시네. 우갈리는 1억 명이 넘는 동아프리카 사람들의 주식이다. 전재우 지보이스 음악감독

A2. 노동자들이 대법원 판결을 지키라고 송전탑에 올라가도 꿈쩍 않는 얼음 같은 정몽구·정몽준 형제를 북극으로 보내 빙하를 먹고 오게 하고 싶습니다. 노동자들을 백혈병으로 죽게 만들며 3대 세습에 성공한 이건희 가문을 왕족 사회 아랍으로 보내 원산지 고급 석유를 왕창 마시고 오게 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이명박 대통령을, 콩밥을 먹으라고, 감옥에 보내고 싶네요. 김슷캇 청년백수

A3. 막 제대한 현빈을 이탈리아로 보내 한 가닥 한 가닥 정성을 다해 끓인 파스타 장인의 맛을 배우게 한다. 무척 간단하지만 의외로 엄청난 역사를 가진 이 ‘간편 요리’가 시작된 14세기로 거슬러 올라가 이탈리아와 파스타의 역사를 몸으로 배우고 파스타가 시작된 해변 인근 도시들을 여행하는 게 메인. 사실 파스타고 뭐고 제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차우진 음악평론가

A4. 요즘 어디서나 솔푸드 타령이다. 솔푸드란 원래 미국 흑인들의 전통요리, 그들이 고향을 느끼고 싶을 때 찾는 음식, 특히 미국 남부의 요리들을 일컫던 말이다. 에서 고환 요리만 10번 먹어 ‘십고환녀’로 불리는 백보람을 여기로 보내고 싶다. 뉴올리언스의 검보 같은 건 무난하겠지만, 주머니쥐나 다람쥐 요리에 도전하려면 마음을 다잡아야 할 것이다. 이명석 문화평론가

A5.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의 전통 음식 중에 항이(Hangi)라는 게 있단다. 돼지고기와 해산물, 감자, 채소 등을 나뭇잎으로 감싼 뒤 뜨거운 돌과 함께 땅에 묻어 천천히 익혀먹는 음식이라는데, 도대체 어떤 맛일까. ‘항이’와 어감이 비슷한 ‘항도니’ 정형돈이 대신 먹어보고 맛을 전해주면 좋겠다. 그나저나 세상은 넓고, 먹고 싶은 건 많고, 돈과 시간은 부족하니 마감을 앞둔 오늘 저녁은 역시 짜장면. 송호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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