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KBS (사진)에 출연하는 개그맨 6명은 인간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며 매주 미션을 수행합니다. 1월26일 첫 방송에서는 ‘쓰레기 배출 최소화’를 목표로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여섯 남자의 인간적 삶에 여러분은 어떤 미션을 제안하고 싶나요?
A1. 제군들 지금부터 1시간을 줄 테니 골목길에 버려진 폐지와 재활용 쓰레기를 챙겨오게. 그걸로 하룻밤 동안 노숙자용 상자집을 제작하는 거야. 단단한 골판지 상자로 벽을 쌓고, 신문지로 차양을 만들어. 비닐 봉지를 엮어 바닥의 습기를 막고, 음료수 병을 씻어 식기로 삼도록. 그리고 각자 하루씩 마당에 설치한 자신의 노숙 하우스에 생활하는 거야. 집의 소중함을 절실히 깨달을 거야. 이명석 문화평론가
A2. 근원을 알지 못하는 것 쓰지 않기를 제안하고 싶다. 음식이라면 그 식재료가 어디서 누구에 의해 수확됐고 어떤 과정을 통해 식탁에 올라왔는지, 그것을 수확한 사람은 얼마의 대가를 받았는지. 기계라면 그것이 어느 공장에서 어떤 노동자의 손으로 만들어졌는지, 그 노동자는 혹 산업재해라도 당하진 않았는지. 집이라면 그 땅의 소유주는 그로 인해 얼마를 벌고 있는지 같은 것 말이다. 물론 알고 사용한다고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 김슷캇 청년백수
A3. 영화 은 거짓말이 존재하지 않는 세계에서 우연히 ‘거짓말의 힘’을 깨닫게 된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룬다. 거꾸로 접근해서 출연진 6명이 일주일 동안 거짓말만 해야 하는 미션은 어떨까? 거짓으로 점철된 공간에서 역설적으로 ‘진실의 힘’을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다. 물론 출연진의 거짓말을 해석해줄 자막은 필요하겠지만. 송호균 기자
A4. 한정된 공간에서 한정된 자원만 갖고 살아보라. 게다가 천재지변의 위협에서 자유롭지 않기까지 하다. 의 또 다른 버전이라고? 아니, 경기도 평택시 칠괴동의 쌍용자동차 공장 앞 송전탑 위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칼바람 이는 차가운 날씨에 농성자들과 함께 송전탑 위에 머물며 그동안 보고 듣고 만지던 것들에서 소외된 채 ‘인간의 조건’이 무엇인지 느껴보기 바란다. 일주일 내내 버티다가 다른 스케줄 펑크 내면 직장을 잃을지 모른다고? 그렇게 된다면 현재 송전탑 위에서 농성하는 사람들이랑 더 가까운 조건이 될 테니 퍼펙트한 미션이 되시겠다. 전재우 지보이스 음악감독
A5. 마음만 먹으면 누구와도 얘기할 수 있는 시대에 어째서 사람들은 늘 외로울까. 커뮤니케이션 툴이 많아질수록 우리는 점점 사람에게서 멀어지는 게 아닌가. 그러니까 관계란 ‘친구’나 ‘팔로어’ 같은 말 바깥에 있는 게 아닌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많은 것을 좋게 했지만 동시에 그만큼을 망쳤다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다른 방식의 커뮤니케이션을 찾아보는 미션은 어떨까. 차우진 음악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