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1. 전두환(호칭은 생략한다). 그를 앞에 두고 이경규 아저씨가 뜬금없이 “아니 그때 왜 그랬습니까?”라고 대놓고 묻는 걸 보고 싶다. 물론 전두환을 예능에서 보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는데, 이런 생각까지 하는 건 확실히 가 자기 포지션을 배반하려는 욕망을 내비치기 때문이다. 유력한 대선 후보자로 거론되는 사람의 출연 소식에 ‘거기서 대선 출마를 선언할지도 몰라’라고 수군거리게 하는 프로그램이 어떻게 단지 예능이란 말인가. 아니면 아예 ‘정치’ 분야에 특화된 예능·교양 프로그램이 되는 것도 아이디어일 텐데, 그러면 시청률이 바닥까지 떨어지겠지. 차우진 음악평론가
A2. ‘치유’도 쇼가 되는 세상이다. 기왕 하는 거 대중매체에서 지긋지긋하게 볼 수 있는 스타도 정치인도 다 좋다만, 정작 ‘힐링’이 필요한 사람들을 불러주면 좋겠다. 삶의 터전과 가족을 잃고 유족으로 남은 서울 용산 철거민, 22명의 동료를 잃은 쌍용차 해고노동자, 삼성 백혈병 노동자 56명의 유가족. 김슷캇 진보신당 당직자
A3. 시작 1년 만에 시사 프로그램을 능가하는 영향력을 갖게 된 이 예능 프로그램의 선전은 참으로 놀랍다. 이즈음에서 본연의 콘셉트에 한발 더 다가서서 ‘치유’(healing)라는 말과 가장 잘 어울리는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를 초대하면 어떨까. 혹시 불온(?)한 과거 전력 때문에 꺼려진다면 소주 브랜드의 로고 글씨체에 얽힌 이야기라도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래도 안 된다면? 프로그램 제목 변경을 고려해보라고 제작진에게 제안하겠다. 전재우 지보이스 음악감독
A4. 악질 같은 세상 때문에 일자눈썹 뗀 자리에 블랙리스트 붙인 우리의 순악질 누님, 김미화. 고향 KBS에서 버림받은 심정은 어떤지? 김구라·황상민 등 막말로 욕먹는 사람들 뒤치다꺼리하는 기분은 어떤지? 그녀의 얼쑤 하는 판소리도, 그렇게 구성지다는 재즈 보컬도 듣고 싶다. 이명석 문화평론가
A5. 섭외의 어려움을 생각한다면 단연 이건희 삼성 회장일 터. ‘힐링’을 드리자는 게 아니라 물어야 할 것이 차고 넘친다. 특히 최근엔 형제간의 분쟁으로 선친의 유언장이 있네 없네 하는 논란도 벌어지고 있단다. 기왕이면 부자를 함께 섭외해보는 건 어떨까. 불가능하다고? 방법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분신사바. 시도라도 해보자. 송호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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