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선·전아름·박연 지음, 도서출판 자리(02-332-5767) 펴냄, 1만2천원
송승훈 엮고 씀, 양철북(02-335-6407) 펴냄, 1만2천원
색다른 두 권의 인터뷰집이다. 공통점은 또 있다. 모두 책 제목에 ‘꿈’이라는 것을 넣었다. 한 권은 20대 젊은 3명이 같은 20대 젊은 9명을 인터뷰했다. 이들의 ‘꿈’의 종류는 ‘발칙’이다. 한 권은 고등학생들이 책 속 저자를 만난 기록이다. 이들의 ‘꿈’의 종류는 ‘미래’다.
경기 남양주 광동고의 국어 교사인 송승훈은 수업 시간에 책을 읽고 그 책 저자를 찾아가는 인터뷰 숙제를 내준다. 수행평가니까 어쩔 수 없이 해야 하긴 하는데, 학생들은 “남양주라고 하면 그게 어디 있는지 알지도 못해요”라고 난감해한다. 저자들이 과연 만나줄까, 어려운 책을 쓴 선생들은 얼마나 무서울까 하는 걱정이 태산이다. 인터뷰를 마치고 오면 학생들은 변해 있다. 선생들에게 무엇을 얻어 먹고 왔노라고 자랑을 한다. 자장면, 갈비탕, 족발까지. 만화가 박재동은 인터뷰 중 걸려온 전화를 바로 끊고, 여성학자는 옆집 아줌마와 다를 바 없이 소탈했다. “멋지게 사는 어른들이 있다는 사실을 몸으로 확인하게 해서 인생에 대해 꿈을 꾸게 하는 게 목적”이었는데, 학생들은 처음 만나는 어른이 친절하게 대해주는 것을 보고 세상이 자신을 소중하게 대해준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들이 만난 사람은 만화가 박재동, 건축가 이일훈, 노동운동가 이총각, 르포작가 김순천, 여성학자 정희진 등이다.
단편선과 전아름, 박연도 인터뷰 상대를 고를 때 신중했다. 인터뷰한다고 만나서 훈계는 듣고 싶지 않았다. 참 ‘각 안 나온다’는 소리를 듣는 20대에 대해 20대 중 ‘앞가림’ 좀 한다는 친구들을 찾아가 힌트를 얻으려 한다. “이런 친구들이 대개 ‘섹시하다’는 것도 있었지만… 기존의 방식과는 ‘다른’ 삶의 방식을 적극적이든 소극적이든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서다. 이들이 만난 20대는 키보드워리어 한윤형, 붕가붕가레코드 곰사장, 고대녀 김지윤, 철학 오타쿠 박가분, 소설가 김사과, 좋아서 하는 밴드, 여성영상집단 반이다 등이다.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게세코 폰 뤼프케 지음, 박승억·박병화 옮김, 프로네시스(02-336-2534) 펴냄, 2만8천원
‘패러다임 시프트’라는 거시담론으로 정부가 해내지 못한 새로운 변화를 추구한 사람들을 소개한다. 사막을 초원으로 바꾼 이집트의 세켐 운동, 대체에너지 혁명을 이룬 아일랜드의 작은 마을 킨세일, 금융·실업 위기 극복의 희망을 보여주는 독일의 지역화폐 킴가우어가 그 예다. 저자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질 때 불안과 무기력을 떨쳐내는 것이 시스템을 바꾸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다.
손호철 지음, 해피스토리(02-730-8337) 펴냄, 1만3천원
정치학자인 저자는 이명박 정부의 출범이 민주화운동 진영의 위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진보 진영에 만연한 ‘MB의 악마화’와 ‘반MB 투쟁의 신성화’는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저자는 MB를 넘어 김대중·노무현 시대로 돌아갈 것이 아니라 좌파 신자유주의도 넘어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지식계에 논쟁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반MB 선거 연대에 비판적인 태도를 취한다.
한국교육연구네트워크 총서기획팀 엮음, 살림터(02-3141-6553) 펴냄, 1만5천원
핀란드가 교육복지를 이룩한 교육혁명의 나라로 떠오르고 있다. 책은 2009년 39명의 탐방단이 핀란드와 스웨덴의 교육을 살피고 온 결과를 담았다. 1부는 현장에서 느낀 다양한 소회를 전한다. 아이들의 속도에 맞춰 학습목표를 수정하는 나라, 변성기가 오기 전에는 시험도 없고 ‘잘했어, 아주 잘했어, 아주아주 잘했어’라는 세 가지 평가밖에 없는 교육은 감동적이다. 2부는 교육기관 탐방기이며, 3부에서는 사회·문화적 배경을 살핀다. 4부에서는 우리 교육에 대한 시사점을 던진다.
이승복·김세진·이상묵 지음, 도서출판 부키(02-325-0846) 펴냄, 1만1천원
이상묵 서울대 교수는 해양과학자로 세계 곳곳을 누비던 중 교통사고를 당한다. 목 아래로는 움직일 수 없는 전신마비가 왔다. 하지만 그는 강단에 다시 섰다. 산악인 김홍빈씨는 손가락이 없다. 등정 중 사고를 당해서다. 그는 열 손가락이 있었으면 8천m급 14좌 등정의 꿈을 더 빨리 이뤘을지 모르지만, 욕심 부리다가 죽었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장애를 이겨낸 명망가 24명의 에세이를 모았다. 푸르메재단이 펴낼 ‘푸르메책꽂이’ 시리즈의 첫 번째 권으로, 증권전문가 최중석씨가 기부한 출판기금을 씨앗으로 만들어졌다.
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영상] “대통령이 자꾸 거짓말”…수능 마친 고3도 서울 도심 ‘퇴진’ 집회에
“동덕여대 출신 걸러내고 싶다” 산업인력공단 이사장 폄훼 발언
[현장] “박정훈 대령 징역 구형에 결심”…도심 가득 ‘윤석열 퇴진’ 외침
이재명이 유죄 판결 받았는데 한동훈이 위기 몰리는 이유
82살까지 살아도 65살부턴 골골…‘건강한 노화’는 꿈이런가
“국민 요구 모두 거부하니”…서울 도심서 ‘윤 대통령 거부’ 행진·집회
켜켜이 쌓여가는 분노, ‘윤석열을 거부한다’ 2차 시민행진 [포토]
“우크라이나, 러 쿠르스크 점령지 40% 잃어”
[포토] 나이·국경 없이…부산 해운대에 1000명이 모인 이유는?
“명태균에 아들 채용 청탁…대통령실 6급 근무” 주장 나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