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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코뮨주의 선언>외

등록 2007-12-21 00:00 수정 2020-05-03 04:25

코뮨주의 선언

고병권·이진경 지음, 교양인(02-2266-2776) 펴냄, 1만8천원

유쾌한 학문과 생활의 공동체 ‘수유+너머’가 ‘코뮨주의’를 선언한다. 자유로운 개인들의 개성과 차이가 존중되는 공동의 삶이 코뮨이고, 수많은 차이들이 모여 생산된 공통된 것이 차이를 풍요롭게 하는 게 코뮨이다. 코뮨주의는 언젠가 도달해야 할 이상향이 아니라 언제든 도달할 수 있고, 언제든 실현 가능한 삶의 방식이다. 실험의 여정이, 그 실험이 코뮨주의다. 정치, 주체, 감응으로 부를 나누어 ‘코뮨주의자’임과 그 행동강령을 선언한다.

여운형 평전1

강덕상 지음, 김광열 옮김, 역사비평사(02-741-6127) 펴냄, 2만3천원

재일동포 역사학자의 방대한 인물 연구서. 3권으로 예정된 평전 시리즈 첫째 권은 여운형의 3·1운동까지를 다룬다. 여운형은 개화기의 계몽운동과 의병전쟁에 영향을 받으며 성장한다. 상해 임시정부의 핵심 인물로 활동하며 중국의 혁명가 손문과 관계를 맺고 3·1운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한다. 3·1운동 이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일본은 여운형 회유 공작을 펼친다. 실패로 돌아간 회유 공작의 책임 소재를 둘러싸고 일본 정계는 사분오열한다. 내년 출간될 2권은 상해 임시정부에서 그의 역할을 주로 다룬다.

최종 이론의 꿈

스티븐 와인버그 지음, 이종필 옮김, 사이언스북스(02-517-4263) 펴냄, 2만원

아인슈타인 사후 남겨진 숙제, 통일장 이론에 가장 가까이 간 것은 스티븐 와인버그의 ‘경입자에 대한 모형’이라고 평가된다. 딱 40년 전에 발표된 이 3쪽짜리 논문에 등장하는 쿼크와 소립자의 성질이 가속기 실험 등을 통해 입증됐다. 그는 1979년 이 공로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책은 이론물리학의 세계와 과학자들의 열정을 소개한다. 말미에는 옮긴이와의 인터뷰가 실렸다. 스티븐 와인버그는 친한 동료 학자 이휘소를 추억하며 한국에 언젠가 꼭 가고 싶다고 말한다.

조선인 60만 노예가 되다

주돈식 지음, 학고재(02-745-1722) 펴냄, 1만3천원

병자호란이 끝난 뒤 청나라에 잡혀간 조선인의 수난사. 당시 조선 인구는 1천만 명으로 추정되는데, 청나라에 잡혀간 사람은 60만 명 이상일 것으로 저자는 보고 있다. 이들은 선양의 노예시장에서 값이 매겨져 팔려나갔다. 조선 조정도 이를 알고 있었는데 “노예로 팔더라도 너무 외진 시골에는 팔지 말아달라”고 호소하기도 한다. 병자호란의 큰 목적 중 하나가 명나라를 치는 데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생동감을 부여하기 위해 이런 처지를 대변하는 인물이 등장하는 ‘사실(史實) 소설’ 형식이다.

대성당

레이먼드 카버 지음, 김연수 옮김, 문학동네(031-955-8859) 펴냄, 1만2천원

레이먼드 카버의 후기 대표 단편 12편을 소설가 김연수가 옮겼다. ‘별것 아니지만, 도움이 되는’은 그가 이전에 발표한 ‘목욕’을 새로 쓴 것이다. 로버트 앨트먼의 영화 에도 등장하는 에피소드다. 앤은 생일을 맞는 아들 스코티를 위해서 쇼핑센터 빵집에 케이크를 준비한다. 생일 당일 스코티는 차에 치이고 혼수상태에 빠진다. 그런데 집에 무시무시한 협박 전화가 걸려오기 시작한다. 사건은 비극으로 끝나지만 따뜻하게 마무리된다.

만남

서경식·김상봉 지음, 돌베개(031-955-5020) 펴냄, 1만7천원

재일조선인 서경식과 철학자 김상봉이 아홉 차례에 걸쳐 나눈 대담을 정리했다. 한국 현대사의 중요한 흐름을 짚어나가면서 현재의 비정규직, 통일, 교육 등 구체적인 사안을 고민한다. 민주주의와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그들은 예술에 이르러 ‘민주주의의 위기’의 대답을 도출한다. “자기를 성찰하는 능력을 키우고(교양), 타자의 고통에 동참하며(예술), 모든 억압으로부터 자유로이 자기를 실현하는 공적 주체를 키우는 사회(교육)만이 민주주의를 지켜갈 수 있다.”

황금나침반1, 2, 3

필립 풀먼 지음, 이창식 옮김, 김영사(031-955-3100) 펴냄, 각권 1만2천원

12월19일 개봉하는 동명의 영화가 원작인 환상소설. 세 개의 세계를 넘나들며 모험이 펼쳐진다. 중세와 비슷한 시대에 사는 리라는 오로라 다리를 건너, 현재와 비슷한 시대에 사는 윌은 추격자를 피해 치타가체로 온다. 치타가체는 영혼의 흡혈귀들이 사는 곳으로 세계들 간 균열의 발단지다. 해결책 또한 여기에 있다. 여기에는 교권에 대항하는 무기인 ‘마법의 검’이 있다. 카네기 메달, 가디언상, 휘트브래드상을 수상하고 영국 독자들이 꼽은 가장 귀중한 책 10권에 선정되기도 했다.

집으로 가는 길

에드워드 김(김희중) 지음, 한길아트(031-955-2000) 펴냄, 2만8천원

편집팀장을 지낸 저자의 ‘카메라와 함께한 인생’이 156컷의 사진과 함께 실렸다. 어린 시절 아버지는 카메라를 가리키며 “이 매직상자가 무슨 요술을 부리는지 알아내거라”라는 방학숙제를 내준다. 사진기를 들고 다니며 사진을 찍다가 그는 셔터를 누르지 못한 어떤 순간 세상의 아름다움에 주목하게 된다. 숙제의 답은 이랬다.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예전에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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