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럼, 지구를 뒤덮다
마이크 데이비스 지음, 김정아 옮김, 돌베개(031-955-5020) 펴냄,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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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화가 유례없는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1950년 이후 늘어난 인구의 3분의 2가 도시로 유입됐다. 이러한 대다수 개발도상국 도시의 ‘초성장’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경제’성장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성장 없는 도시화는 테크놀로지 선진화(실리콘 자본주의)의 결과가 아니라 전지구적 정치위기의 유산이라고 말한다. 1970년대 후반 전세계적 채무위기, 1980년대 국제통화기금(IMF) 주도의 제3세계 경제 구조조정의 결과라는 것이다. 이 속에서 도시의 반은 슬럼화된다. 슬럼의 성장 속도는 도시화를 앞질렀다. 책 전체에 여러 번 등장하는 인구 1천만 명에 육박하는 아프리카 콩고의 킨샤사의 이야기는 끔찍하다. 킨샤사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강 옆에 위치해 있지만 물을 구하기가 사하라사막에서만큼 힘들다. 공동체마저 파괴돼 ‘어린 마녀 사냥’이 자행된다. 아이들은 짐스러운 존재고 ‘마녀’로 찍힌 아이들은 대부분 극빈 가정에서 태어났다.
100가지 민족문화 상징사전
주강현 지음, 한겨레아이들(02-6383-1605) 펴냄, 2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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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부가 전문가에게 자문하고 여론조사를 벌여서 선정한 ‘100대 민족문화 상징’을 모은 사전. 사업의 책임연구원인 저자가 사진과 도록을 모으고 해설했다. 자연과 과학기술 분야에 ‘IT’(정보기술)가 들어간 것에 갸우뚱할 수도 있다. 기준이 ‘민족문화’가 아니라 ‘민족문화 상징’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무언가 빠르게 해치우는 한국인의 민족성에서 IT산업이 성장할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한민족, 역사와 인물, 사회와 생활, 종교와 민간신앙, 언어와 예술 분야로 나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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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작은 민주주의를 상상한다
당대비평 편집위원회 엮음, 웅진지식하우스(02-3670-1143) 펴냄, 1만3천원

1987년 이후 한국은 ‘어떤’ 민주화에서 성공했는가. 그 민주화는 ‘누구’를 ‘무엇’을 위한 것이었던가. 책은 작고 미시적인 것에 주목하고 역사와 개인의 관계를 복원해야 한다고 말한다. ‘작고 느린’ 민주주의를 도모하자, 더 많은 혹은 더 작은 민주주의를 찾자는 김우창·최장집 대담을 시작으로 미시적인 기억을 복원하는 산문과 총론적인 글이 1부에 실려 있다. 역사, 종교, 사법, 노동, 언론, 문화, 경제에서 구현되는 ‘민주주의들’의 각론을 2부에서 살폈다.
1만 시간 동안의 남미
박민우 글·사진, 플럼북스(02-6012-3611) 펴냄, 1만3천원

감성 어린 (그리고 장 계통이 약한 듯한) 프리랜서 작가가 14개월 동안 남미를 여행하면서 캐리커처한 사람과 삶. 통장 잔고 259만원에 여행을 결정하고, 떠나는 당일 휴대전화 해지도 환전도 하지 않았으며 카메라 배터리도 빼먹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멕시코시티 지하철, 소년이 무덤덤하게 올라 웃통을 벗더니 유리 조각 위에 ‘벌러덩’ 눕는 ‘화려한 퍼포먼스’를 벌인다. 아무도 지갑을 열 생각을 안 하는 것을 보니 몸에 급한 신호가 온다.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나의 지중해식 인사
이강훈 글·그림, 열린책들(031-955-4000) 펴냄, 9800원

남미가 아니라면 지중해는 어떤가. 를 좋아하는 일러스트레이터 이강훈이 지중해로 떠났다. 스쿠터를 몰고 지나가면서 휙 인사를 던지기에 답례를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이 ‘그리스식 인사법’을 떠나는 날까지 익히지 못한 숫기 없지만 재능 있는 남자의 글과 그림. 천천히 머무르며 공들여 스케치한, 버려졌을 더 많은 종잇조각 중 하나를 갖고 싶게 하는 일러스트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비트겐슈타인과 히틀러
킴벌리 코니시 지음, 남경태 옮김, 그린비(02-702-2717) 펴냄, 1만8천원

홀로코스트의 원인을 추적하는 팩션형 역사 교양서. 저자는 히틀러의 반유대주의를 추적하면서 그가 반유대주의를 갖게 된 최초의 유대인으로 비트겐슈타인을 지목한다. 에 나오는 “레알슐레(초등학교)에서 만난 유대인 소년”, 말더듬이에 다른 친구들은 잘 쓰지 않는 단어를 쓰는 왕따, 그는 비트겐슈타인이었다. 히틀러는 유대인을 유대인 일반에 적용되지 않는 근거로 비난하곤 했는데 그 비난은 비트겐슈타인과 관련된 것이었다.
대멸종
마이클 J. 벤턴 지음, 류운 옮김, 뿌리와이파리(02-324-2142) 펴냄, 2만8천원

백악기 말 공룡을 비롯한 생물종 절반이 사라진 ‘대멸종’은 어떤 멸종보다도 많이 연구된 주제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규모의 격변이 있었다. 2억5100만 년 전 페름기 말기에 일어난 ‘대멸종’이다. 전 시대를 통틀어 가장 큰 규모의 멸종으로 생명체의 10%만이 살아남았다. 저자는 대격변을 설명하는 이론을 수립하기 위해 나선 학자들의 현장 연구와 방법들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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