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프랑스·독일의 각기 다른 길
▣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스페인령 카나리아 제도는 끝없이 대물림되는 가난을 벗어나 더 나은 삶을 꿈꾸는 아프리카 불법 이민자들에게 유럽으로 가는 ‘디딤돌’이다. 모로코나 모리타니 해안에서 고무보트를 이용해 위태로운 바닷길 수백km를 달려 카나리아 제도에 도착하면 유럽행의 꿈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해마다 이 일대 바다에서 수장되는 불법 이민자들이 늘고 있는 이유다.
(김세균 외 지음, 문화과학사 펴냄)는 이들 불법 이민자 가운데서도 유럽 땅에 발을 디디는 데 성공한 극소수 ‘행운아’들에 대한 얘기다. 아니, 정확히 말해 그들을 바라보는 영국·프랑스·독일 사회의 반응을 개괄적으로 들여다본 책이다. ‘외국인 공포증’ 또는 ‘혐오증’으로 번역할 수 있는 제노포비아가 ‘너흰 우리와 다르다’는 배제에서 출발한 것이라면 최근의 현상도, 유럽만의 현상도 아닐 것이다.
글쓴이들이 밝힌 대로, 이들 세 나라의 상황은 조금씩 차이가 있다. 영국은 18세기 산업혁명을 통해 ‘세계의 공장’이 된 만큼 일찍이 대규모 외국인 유입이 이뤄지면서, 1905년 이민규제법이 제정될 정도였다. 프랑스는 다른 유럽 나라들이 해외 이민을 적극 권장하던 18세기 후반 나폴레옹 전쟁 이후 약해진 국력을 인구 증가를 통해 보강하기 위해 여러 나라들로부터 이민을 받아들였다. 또 19세기 중반 이후 산업화가 본격 진행된 독일의 외국인 노동력 유입은 특히 계절적 노동력 이동이 필요한 농업 부문에서 인력 부족을 메우려는 목적으로 시작됐다.
영국에선 이민자 대부분이 옛 식민지 출신으로 영연방 안에서의 이동이라는 특성이 있는 반면, 우리나라의 광부와 간호사들이 대거 이주노동을 했던 독일은 2차 대전 뒤 노동력 부족을 메우기 위해 국가 주도로 외국인 노동력을 도입했다는 차이점도 있다. 프랑스는 이들 사이의 중간적 성격을 띤다는 게 글쓴이들의 설명이다.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각국의 반응은 외국인 비율과 관련 법·제도, 극우 정치세력의 현황 등 각국이 처한 현실에 따라 달리 나타난다. 독일은 이주노동을 3D 업종 등 특정 영역에 한정시키고, 복지 혜택과 시민권·투표권 등 사회·정치적 영역에는 받아들이지 않는 이른바 ‘차별·배제형’으로 분류된다. 반면 영국과 프랑스는 이주노동자가 고유한 언어와 문화, 사회적 특성을 포기할 경우 주류 사회 진입을 허용하는 ‘동화형’으로 평가된다. 그렇다면 미등록 노동자 18만9천 명을 포함해 40만을 헤아리는 이주노동자가 살아가고 있는 우리나라는 어떤 모델일까? 탄압과 통제를 수반한 ‘차별·배제형’의 극단적 형태라고 말한다면 지나치게 가혹한 평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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