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2월 초 는 현직 교사인 김형근(53)씨에 관한 큼지막한 비판 기사를 실었다. 북한을 찬양하는 빨치산 행사에 학생들을 데리고 동참했다는 것이다. 그는 전북 임실 관촌중에 재직하던 2005년 5월28일, 전북 순창군 회문산에서 열린 ‘남녘통일 애국열사 추모제’에 학생과 학부모 180여 명과 함께 참여했다. 그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북지부 통일위원장과 전북통일교사모임 사무국장을 맡고 있었다.
2년 지나 학교와 집 압수수색당해보도가 나간 뒤 그는 “2005년 당시 이틀간 열린 행사 중에서 문화제 성격의 전야제에만 참석했고, 이튿날 본행사 대신 등산을 했다. 따라서 ‘제국주의 양키군대를 섬멸하자’ 등 정치적 구호는 전혀 없었고, 학생들이 6·15 남북공동선언 암기, 북녘 친구에게 편지 쓰기 등을 진행했다”고 항변했다. 그는 특히 “당시 행사 참여 이후 보도가 된 시점까지 단 한 번도 공안 당국 조사를 받은 적이 없는데, (1년6개월이 넘은) 이제 와서 왜 문제가 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때만 해도 그렇게 끝나는 줄만 알았다.
그러나 이듬해인 2007년 4월14일 전북지방경찰청은 그의 집과 학교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그의 휴대전화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가져갔다. 2008년 1월 그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이유는 그가 각종 이적표현물을 취득해 인터넷 카페에 게재하고, 자신이 지도하는 중학생들을 빨치산 추모제에 데려가 비전향 장기수들을 만나게 한 일이 국가보안법 제7조 5항(이적표현물 제작·배포·소지)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2008년 6월23일 전주지법 형사1단독 진현민 판사는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며 그의 보석을 허가했다. 구속 5개월이 지난 뒤였다. 2009년 1월 그는 교직계 사표를 냈다. 그는 그해 4·29 국회의원 재선거(전주 완산갑)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이유는 자신의 공소장에 적힌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자”라는 표현에 항의하기 위해서였다.
2010년 2월17일 전주지법은 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추모제 전야제 행사에 참가한 사실은 인정되나, 6·15 남북공동선언에 대한 정당성을 설명하고 구호를 외친 행위는 자유민주주의 전통성을 해칠 만한 실질적 해악성이 없다”고 밝혔다. 같은 해 9월3일 전주지법 형사항소1부(재판장 김병수)도 무죄를 선고했다.
“반국가단체 적극 호응·가세 의사 충분”하지만 2013년 3월28일 대법원 2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그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 일부를 깨고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재판부는 “반국가단체 등의 활동에 대해 적극적으로 호응·가세한다는 의사를 외부에 표시한 경우에 충분히 해당한다”며 유죄를 인정했다. 지난 9월27일 전주지법 형사4부(재판장 강상덕)는 그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자격정지 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그는 재판 중임에도 지속적으로 북한 체제 찬양·동조 글을 게시한 혐의 등으로 지난 9월25일 별건으로 다시 구속됐다.
심사위원 20자평▶오창익 헐, 가 찍으면, 대법원도 판을 뒤엎는구나.
최재홍 파기할 건 무죄가 아니라 국민을 억압하는 국가보안법이야!
홍성수 국가보안법, 언제쯤 시대의 유물이 될 수 있을까?
박임근 사회2부 전북 지역기자 pik007@hani.co.kr한겨레21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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