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보여주는 정겨운 풍경들
키다리 느티나무들이 굽어보고 있는 강원도 정선 동강 가수분교의 정문에 ‘가을 한마당 큰잔치’라는 펼침막이 춤추고 있다. 강원도 인제 점봉산 진동분교의 풍금이 운동장에 1년에 한 번 있는 ‘바깥나들이’를 한다. 엄마들도 오고 동생들도 왔지만 운동장의 인원은 열 손가락으로 헤아릴 것 같다. (강재훈 사진, 가각본 펴냄)라는 정겨운 사진집이 보여주는 풍경들이다.

강재훈 기자는 15년 가까이 산골 분교 아이들의 표정을 카메라에 담아왔다. 이번 사진집은 그 작고 아름다운 운동회들의 표정을 간추려 실었다. “학생 수가 몇 명 안 되는 산골의 작은 분교들은 대부분 운동회를 하지 못하고 학사 일정에 따른 운동회날이 되면 읍내의 본교 운동회에 참가했다 돌아오는 실정이었다. …종일 풀 죽어 지내다 돌아오는 아이들의 모습을 안타깝게 여긴 부모들과 분교의 교사들이 뜻을 모아 분교만의 운동회를 여는 곳이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경기도와 강원도에 산재한 산골 분교의 작은 운동회를 수소문하기 시작했다.”
강 기자가 카메라에 담은 산골 분교의 운동회는 그 마을의 잔칫날 같다. 족두리를 쓰고 치마를 입고 장구를 든 아이들이 공연을 펼치고, 유치부 동생들도 재롱잔치를 벌인다. 아이들은 긴장된 표정으로 결승선을 달린다. 자신의 등수가 찍힌 팔뚝을 보여주며 장난스레 인상을 찌푸린다. 어머니들도 쟁반 위에 공을 올려놓고 뛰는가 하면, 학교 한켠에 큰 솥단지를 놓고 돼지머리와 시래기로 국을 끓인다. 아버지들의 힘찬 달리기도 빼놓을 수 없는 풍경이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들도 뒷짐 지고 구경만 하시진 않는다.

강 기자는 ‘본업’과 상관없는 현장을 그렇게 오랫동안 누비고 다닌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이 참 좋았다.” 출간과 함께 6월1~27일에 서울 사간동 갤러리 온(문의 02-733-8295)에서 사진전도 열린다.
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죽은 새끼 몇달씩 품는 침팬지 어미들…죽은 걸 몰라서가 아니었다

추미애 “시집온 경기, 부잣집인 줄…며느리 쫓아내려는 분들 있어”
![곳간 비었다더니… [그림판] 곳간 비었다더니… [그림판]](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6/0917/53_17896404091565_20260917504323.jpg)
곳간 비었다더니… [그림판]

“오레된 빗을 갑푸려 합니다”…48년 전 500원→500만원 보답

회견 앞둔 이 대통령 “솔직하고 직격으로 답변”…지지율 반등시킬까

‘김부장’ 땅강아지 원현준, 배우 이수진과 결혼…“서로의 편 되려”

“노동권 후퇴 막을 것” 민주노총, 메가특구 사회적 대화 참여키로

가수 이승철, 할아버지 됐다…“세상 첫 구경 내 손주 웰컴”

‘사람 작사·AI 작곡’ 조선힙합…멜론 차트 올라도 저작권료 ‘0원’

가자 아파트 무너져 21명 사망…폭격 ‘붕괴 위기’ 2천채 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