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2025년 8월26일 국무회의 개회에 앞서 “브라질은 브라질 국민의 것”이란 문구가 적힌 파란색 모자를 눌러 쓰고 있다. AFP 연합뉴스
2025년 10월6일 오전(현지시각)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발신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브라질 대통령실은 보도자료를 내어 “두 정상은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 30분가량 대화를 나눴다. 두 정상이 (9월 중순) 미국 뉴욕의 유엔 총회장에서 만났을 때 서로에게 느꼈던 호감을 떠올리게 했다”고 밝혔다.
룰라 대통령은 2023년 1월 세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1월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유감없을 둘 사이에 악연을 만든 건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이다. 그는 2022년 10월 대선 패배 직후 정권 연장을 위해 친위 쿠데타를 모의한 혐의 등으로 2025년 5월 재판에 넘겨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근거를 밝히지 않은 채 “부정선거를 바로잡으려다 부당한 정치적 탄압을 당하고 있다”고 편들었다. 급기야 7월31일엔 브라질산 수입품에 기존 10% 관세에 더해 40% 보복관세를 추가 부과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무죄 석방을 겨냥한 압박이었다. ‘강철 노동자’ 출신 룰라 대통령은 “브라질의 민주주의와 주권은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맞섰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겐 징역 27년여의 중형이 선고됐다.
브라질 대통령실은 룰라 대통령이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브라질은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대미 무역적자를 기록한 3개국 중 하나다. 보복관세 40% 부과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또 11월10일 아마존 지역인 브라질 파라주 벨렝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에 트럼프 대통령을 초청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첫날 대통령령을 내어 미국의 기후변화협약 탈퇴를 선언했다. 이쯤 되면 ‘되치기’인가?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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