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7월16일 미국 워싱턴 의회 의사당에 설치된 화면에 미성년자 연쇄 성폭행범 제프리 엡스타인의 머그샷이 올라와 있다. AFP 연합뉴스
억만장자 투기 자본가이자 미성년자 연쇄 성폭행범인 제프리 엡스타인은 2019년 8월10일 수감 중이던 교도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검시관은 스스로 목매 숨진 것으로 결론 내렸다. ‘음모론’이 번졌다.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엡스타인이 수감 전후로 과거 자신한테서 향응을 받은 핵심 권력층을 협박했다는 주장이다. 둘째, 누군가 그의 입을 막기 위해 살해했다는 타살론이다. 셋째, 엡스타인이 자신의 운명을 예감하고 비밀리에 고객 명단을 남겼다는 의혹이다.
과거 엡스타인과 막역한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후보 시절 재집권하면 관련 자료 일체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핵심 권력층’에 대한 반감이 거센 그의 지지층은 환호했다. 하지만 취임 뒤엔 말을 바꿨다. 액시오스 등 미국 매체들은 2025년 7월7일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이 엡스타인 관련 음모론이 모두 근거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음모론’이 들끓었다.
민주당 쪽은 7월15일 법무부가 엡스타인 관련 자료 일체를 30일 안에 온라인에 공개하도록 강제하는 법안을 본회의에 상정하는 절차안 표결을 추진했지만, 찬성 210 대 반대 211로 부결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 진영에서 분노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민주당은 표결을 재추진할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격노’했다. 그는 7월16일 백악관에서 바레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시작한 사기극에 일부 멍청한 공화당원과 바보 같은 공화당원이 놀아나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퀴니피액대학이 실시한 최신 여론조사(7월10~14일)에서 응답자의 63%는 엡스타인 파일 전면 공개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엡스타인의 망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휘감을 기세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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