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역사상 첫 흑인 국무장관인 콜린 파월이 2021년 10월18일 별세했다. 향년 84.
<뉴욕타임스>는 콜린 파월의 생애를 “미국식 성공 스토리의 전형”이라고 요약했다. 파월은 1937년 뉴욕 할렘가의 자메이카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뉴욕시립대학 재학 시절 학생군사교육단(ROTC)에 참여했고, 대학 졸업 뒤 육군에 입대했다. 두 차례 베트남전쟁에 파병됐다.
이후 그의 경력엔 항상 ‘미국 첫 흑인’이란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임기 말인 1987년에는 첫 흑인 국가안보보좌관에, 조지 부시 대통령 시절인 1989년엔 첫 흑인 합참의장에 임명됐다. 2001년엔 첫 흑인 국무장관에 오르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 이전까지 흑인으로서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른 인물로 꼽혔다. 명예로운 호칭 뒤엔 씻기 어려운 오명도 따랐다. 파월은 2000년대 들어 미국의 대테러 전쟁을 주도했다. 특히 2003년 유엔 연설에서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WMD)를 가졌다는 증거를 확보했다며 이라크전쟁을 정당화했으나, 훗날 딕 체니 부통령과 도널드 럼즈펠드 당시 국방장관이 파월에게 거짓 정보를 제공한 사실이 드러났다. 배경이 어찌 됐든 파월이 ‘총대’를 멘 이라크전쟁은 약 46만 명의 사망자를 낳은 역사적 비극으로 남았다.
파월의 사망 원인은 코로나19 합병증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했으나 ‘돌파감염’을 이겨내지 못했다. 존 로버츠 <폭스뉴스> 앵커 등이 ‘백신 무용론’을 암시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고인은 혈액암과 파킨슨병 등으로 면역력이 일반인보다 크게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는 “백신 무용이 아니라, (노약자에게 전염되지 않도록) 백신 접종률을 높여야 한다는 의미”라고 짚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에 따르면 10월12일 기준 미국에서 돌파감염으로 숨진 이는 약 7천 명이다.
정인선 블록체인 전문 미디어 <코인데스크코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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