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우버’인 차량 호출 서비스 디디추싱이 중국 내 모든 앱스토어에서 쫓겨났다. 디디추싱은 6월 말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기업공개(IPO)를 해 40억달러(약 4조5100억원)를 조달했다. 이후 열흘이 채 안 돼 ‘퇴출’됐다.
중국 규제 당국은 디디추싱이 개인정보 보호 의무를 소홀히 한 걸 문제 삼았다. 중국 내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디디추싱을 통해 미국 등 국외로 빠져나간다는 것이다.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7월2일 디디추싱 신규 가입자 유치를 금지하고, 7월4일 모든 앱스토어에 디디추싱 앱을 내리라고 명령했다.
디디추싱이 경쟁자 없는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려온 점도 발목을 잡았다. 7월7일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반독점법 위반을 이유로 디디추싱에 벌금 50만위안(약 8800만원)을 때렸다. 2012년 만들어진 디디추싱은 중국 정부의 비호 아래 사실상 시장을 독점해왔다.
앞서 4월 중국인민은행과 증권감독관리위원회 등 금융 당국도 디디추싱 관계자를 소환해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금융 당국은 소비자 정보 유출이 우려된다며 디디추싱에 미국 증시 상장을 연기하라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도 디디추싱이 상장을 강행하자 여러 관계 당국이 곧바로 한꺼번에 제재에 나선 것이다.
중국 정부가 정보기술(IT) 대기업의 내수시장 독과점을 사실상 묵인해오다 갑자기 ‘규제 철퇴’를 때린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국외 증권시장 상장을 시도한 기업들이 주로 희생양이 됐다. 마윈 전 회장이 만든 모바일 결제 플랫폼 알리페이 운영사 앤트그룹이 대표적이다. 앤트그룹은 2020년 말 상하이와 홍콩 증권시장에서 기업공개를 하려다가 당국 제재로 계획을 철회했다.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와 중국 행정부 격인 국무원은 7월6일 ‘증권 위법 활동을 엄격히 타격하는 데 관한 의견(지침)’을 발표하고 중국 기업이 국외에서 주식을 발행해 상장하는 데 대한 특별 규정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미국과의 대립각이 날카로워지면서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한다는 분석이 일각에서 나온다.
정인선 블록체인 전문 미디어 <코인데스크코리아> 기자
관심 분야 기술, 인간,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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