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 국왕의 숨겨진 딸 나타나고, 로랑 왕자는 공금 유용 혐의
▣ 브뤼셀=도종윤 전문위원 ludovic@hanmail.net
최근 몇 년간 벨기에 왕실이 잇단 구설수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지난 2005년 5월에는 델핀 보엘(37)이라는 여성이 프랑스 방송
그는 알베르 국왕이 아직 왕자일 때, 자신의 어머니와 사랑하는 사이였으며 자신은 두 사람 사이에서 태어났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1977년에는 알베르가 지금의 왕비인 파올라와 이혼 직전까지 갔으며, 왕실에서도 이혼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다는 게다. 하지만 실제 이혼을 할 경우 알베르 왕자는 그가 가진 왕족으로서의 모든 권리를 포기해야 했기에 결국 이혼하지 않았다고 보엘은 주장했다. 이후 보엘 모녀는 영국 런던으로 도피하듯 이주했지만 알베르 왕자는 그들을 보기 위해 종종 영국을 찾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1993년 보두앵 국왕(알베르 2세의 형)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알베르 왕자가 뜻밖에 왕위에 오르면서(보두앵에게는 자녀가 없었다), 왕실에서는 그들의 왕궁 방문을 금지했다고 털어놨다. 이런 사실들은 1999년 파올라 왕비의 전기를 집필하던 작가 마리오 다넬스에 의해 처음 제기된 적이 있는데, 2005년에야 비로소 세상에 공식적으로 알려졌다. 당시 벨기에에서는 이 일이 호사가들의 입에 한동안 오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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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에는 국왕 알베르 2세의 둘째아들인 로랑 왕자가 부패 스캔들에 휩싸여 당국의 조사를 받았다. 왕립 사관학교를 졸업한 로랑 왕자는 헬리콥터 조종사를 거쳐 1990년대에 해군에서 복무한 경험이 있는데, 이때 부하 장교들과 함께 공금을 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짜 영수증 작성, 공문서 위조, 공금 유용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들은 “로랑 왕자가 해군 예산을 전용해 자신의 저택 수리비와 고급 가구, 스포츠카 구매 등에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식으로 부정하게 사용된 돈은 처음에는 17만유로(약 2억2천만원)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계속 불어나 지금은 220만유로(약 29억원)가량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로랑 왕자는 지난 1월8일 플라망어권 도시 하셀트에서 열린 재판에 증인 자격으로 참석해 공금이 유용된지 전혀 몰랐다고 증언했지만 이를 믿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한편, 지난 1월25일엔 벨기에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필리프 왕자가 플라망 일간지 의 이브 데스메 편집장과 플라망 상업 방송국
이에 대해 벨기에 언론협회 폴 델투흐 사무총장은 “언론은 일반 사람에게 하듯이 똑같이 왕실을 비판할 권리가 있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고, 기 베르호프스타트 총리도 “왕자로서 적절치 못한 처신이었다”며 유감의 뜻을 표했다. 필리프 왕자는 지난 2004년에는 왈룬 지역 기업인들의 후원으로 중국을 방문해 “필리프는 왈룬의 왕자냐”는 플라망어권의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또 같은 해에 플라망어권 극우정당 ‘블람스 블랑’을 비난하는 발언을 해, 그동안 금기시돼온 왕실의 정치 간섭이 깨진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한 가지 재밌는 것은 왕실과의 불협화음이 주로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플라망어권에서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플라망어권의 왕실 흠집내기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반대로 프랑스어권과의 관계는 여전히 돈독해서 왕실에 대한 비판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지난 1월26일 프랑스어권 상업방송
모든 국민으로부터 고르게 사랑을 받는 왕실이 된다는 것, 모든 언론으로부터 고르게 지지를 받는 정치인이 된다는 것, 둘 다 참 어려운 일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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