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2일 문화체육관광부가 대한축구협회의 홍명보 국가대표 감독 선정 과정에 대한 감사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전력강화위원회가 후보를 추천하고 이사회가 최종 선임해야 하는데, 후보 면접권만 있는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1순위 후보를 추천해 ‘절차적 하자’를 범했다는 게 핵심 요지다. 그러면서도 문체부는 “홍 감독과 계약이 무효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여운의 꼬리를 남겼다.
축구협회는 즉각 반박했다. 전력강화위원회가 10차 회의(6월30일)를 끝으로 해소됐고, 그 뒤 권한을 위임받은 이 이사가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이 추천한 1~3순위 후보들과 직접 만나 협상했기 때문에 절차적 문제가 없다는 얘기다. 협회 사무를 총괄하는 정몽규 회장이 감독 선임 작업을 더는 지체할 수 없어 이 이사에게 자신의 업무를 위임한 것 또한 관련 규정 안에서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국회 상임위원회가 정 회장과 홍 감독 등 관련자들을 불러 질타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을 수 있는 확실한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데 견주면, 규정 해석을 둘러싼 대결은 ‘태산명동 서일필’에 가깝다. 이 혼란 속에 이임생 이사는 사퇴했고, 국가대표팀은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요르단 원정 경기(10월10일), 이라크와의 홈경기(10월15일)를 잇달아 치러야 한다.
문체부 발표에서 정작 눈여겨볼 대목은 2023년 2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영입 과정인지 모른다. 당시 정 회장은 전력강화위원회의 권한이 마이클 뮐러 위원장에게 일임되도록 해 위원회를 무력화하고, 감독 추천 권한이 없으면서도 스스로 최종 후보 2명을 면접한 것으로 조사됐다. 축구 팬들의 불신은 그때부터 시작됐고, 정 회장의 비민주적인 전횡이 원인을 제공했다고 봐야 한다.
안영춘 기자 jo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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