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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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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이 날 만큼 미친 세상에

<한겨레21> 1000호·20주년 특별기획 ‘리바이벌21’ ③

박민규의 노 땡큐, 하종강·박용현이 만난 사람, 안병수의 바르게 먹자 그리고 오마이섹스
등록 2014-03-15 17:10 수정 2020-05-03 04:27

유현산 기자가 있습니다. 에 2000년 봄 입사해 2010년 여름 퇴사했습니다. 퇴사 소식과 함께 5천만원 고료 문학상 당선 소식도 전해졌습니다. 소설가 선생님이 된 그는 이듬해 이라는 두 번째 작품을 발표합니다. 부자들에 대한 증오를 강령으로 명시했던 지존파를 모델로 삼아 ‘세종파’를 만들어냈습니다. 1994년을 회상하며 2005년의 작중 화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우리는 그 시대를 사랑했던 것 같다. 우리는 겁이 날 만큼 그 시대에 미쳤었다. 그 시대가 떠들었던 자유와 번영의 허풍을 믿었고, 절망에 빠져 자신과 세상을 내동댕이쳤다. 우리는 그 시대의 주술에 붙들렸다. 언젠가 그 시대에 작별을 고할 날이 올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아니다.”
세상 유례없는 범죄집단의 탄생과 그것이 ‘엽기’ 붙은 뉴스가 되어 소비되던 시대의 시작, 1994년은 폭발 전 화산의 용광로처럼 꿈틀거리고 있었습니다. “겁이 날 만큼 미친” 시대에 탄생한 은 ‘겁나는 미친’ 시대 2014년에 도착했습니다. 20년간 은 다른 사람을 위해 자기를 희생하는 사람을 만났고, 큰 목소리 내지 않는 사람의 목소리를 낮은 그대로 담아내려 했고, 의식주 생활의 문제로 밀착해 들어갔습니다. 이 만난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겁이 나는 시대는 조금은 사람의 얼굴을 가진 시대로 보였습니다. _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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