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영
하이톤의 남자가 철탑을 올려다보며 손을 흔들었다.
“너무 통화하고 싶었어요.”
지난 7월20일 희망버스를 타고 울산에 온 박노자 교수(노르웨이 오슬로대학 교수·사진)가 철탑 위 최병승씨에게 열심히 설명했다. 눈을 가린 그의 손가락 사이로 쨍한 햇빛이 파고들었다.
“러시아에서 노동단체와 연대해 현대자동차 불매운동을 하고 있어요. 러시아엔 현대차 공장이 있어서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있어요. 영어와 독어로 옮겨서 인터넷으로도 알리고 있습니다. 조금만 더 힘내세요.”
하이톤의 목소리는 천의봉씨와도 만났다.
“에 쓴 글(970호 ‘여기 원래 사람이 살았던 것처럼’) 잘 읽었어요. 아픈 데 없어요? 제가 할 수 있는 일 있으면 꼭 알려주세요.”
“어휴….” 통화를 마친 그는 거듭 한숨을 쉬었다. 머리를 감싸안기도 했다. 그는 “기륭전자 복직투쟁 때 ‘죽는 것 빼고 다 해봤다’는 김소연씨 말이 생각난다”고 했다. “정말 고공농성은 죽는 것 빼고는 다 해보는 것”이라고 했다. “고공농성은 노조의 힘이 약한 국가에서 나타나는 불행한 현상”이란 말도 했다. 노르웨이에서 고공농성이 없는 까닭은 “국내 정치력 1위 조직인 ‘전국노총’이 노동자의 극한 투쟁 전에 사태를 풀어낼 수 있는 힘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박 교수는 진단했다.
“노동에 대한 한국의 폭력은 경제 수준이 비슷한 나라들 중 최악입니다. 중국도 당이 나서서 폭스콘(노동탄압으로 악명높은 중국의 아이폰 제조업체)의 노동탄압을 적당히 조율하지만, 자본이 국가보다 힘센 한국은 그만도 못해요. 한국에선 자본과 국가가 하나니까요.”
그는 최병승·천의봉씨의 고공농성이 ‘자기 몸을 소멸시키며 싸울 수밖에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을 정치 의제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립당한 노동자들이 가진 무기는 몸밖에 없지요. 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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