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학생 미성년자를 강간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최영중(35) 전 청주시의원. 연합뉴스
중학생 미성년자를 강간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최영중(35) 전 청주시의원 사건 관련한 충격과 분노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경찰과 검찰의 수사를 통해 성매매, 성착취물 제작·유포 등 엽기에 가까운 추가 혐의가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에게 표를 주고 당선시킨 충북 청주지역 시민과 유권자들의 낭패감은 더 크다. 급기야 정치권에선 공직 후보자 검증을 더 깐깐하게 하는 내용을 담은 ‘최영중 방지법’ 제정도 추진한다.
경찰과 검찰은 40일 동안 최 전 의원을 강제수사한 뒤 2026년 8월25일 구속기소했다. 청주지방검찰청이 밝힌 수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중학생을 꾀어 성관계한 혐의(미성년자 의제 강간)뿐 아니라 2년여에 걸친 상습적 미성년자 성매매, 아동·청소년 상대 성착취물 제작과 유포 등의 혐의가 추가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검찰 수사 결과를 보면, 그는 2024년 10월께 두 차례 세종에서 중학생 ㄱ양과 성관계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채팅 앱을 통해 ㄱ양과 만났으며, 용돈을 대가로 꾀어내 성관계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수사 과정에서 “성관계 사실은 있지만 미성년자라는 것은 알지 못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검경은 그의 주장을 깨뜨리는 데 주력했다. 청주지검은 형사1부에 특별수사팀을 꾸리고 휴대전화·포털사이트 검색 내용 등에 관한 전자 법의학 수사(포렌식) 등을 진행했다. 검찰은 “피고인(최 전 의원)은 피해자(ㄱ양)가 16살 미만의 미성년자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지만, 피고인과 피해자가 처음 만난 장소, 당시 피해자가 착용한 의복, 카카오톡 대화 내용, 피해자 진술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피해자가 16살 미만 미성년자라는 것을 알았다”고 밝혔다.
이에 검찰은 최 전 의원에게 미성년자 의제 강간 혐의를 적용했다. 형법 제305조는 19살 이상인 사람이 16살 미만 사람과 성관계를 하면 ‘동의 의사 표시’와 상관없이 강간죄를 범한 것으로 본다. 피해자가 동의했어도 강간죄가 성립한다는 얘기다. 그는 2025년 1~10월 다른 여성을 데려오면 돈을 더 주겠다고 하는 등 ㄱ양과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대화한 혐의도 받는다.
그의 엽기적인 성범죄 대상은 ㄱ양 말고도 3명 더 있었다. 그는 2025년 10월과 11월 18살인 ㄴ양, ㄷ양과 성매매하고, 이들과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대화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도 받는다. 또 다른 18살 ㄹ양과는 2024년 7월부터 2025년 1월까지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대화하고, 2024년 8월께 ㄹ양한테서 받은 신체 일부 사진 등 성착취물을 지인에게 전송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의 성착취물 배포 등)도 받는다. 검찰은 “피고인은 이들 피해 아동·청소년에게 수차례 사진을 요구하는 등 성착취물 제작을 시도했고, 다른 여성 성착취물로 추정되는 사진도 다수 발견됐다. 상습적으로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성착취물을 제작하거나 배포한 혐의도 있다”고 밝혔다.

최영중 전 청주시의회 의원 선거 공보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누리집
최 전 의원은 이들 청소년뿐 아니라 청주시민도 농락했다. 그는 6·3 지방선거 때 국민의힘 후보로 청주시의회 바 선거구(청주 서원구 성화·개신·죽림·사창)에 출마했고, 5728표(20.35%)를 얻어 초선 배지를 달았다. ‘서원의 꽃’을 자처한 그는 선거 공보물에 ‘든든한 아들처럼, 편한 친구처럼, 믿음직한 조카·삼촌처럼 함께하는 시의원이 되겠다’고 밝혔다. 그는 30대 초반부터 국민의힘 충북도당 운영위 부위원장, 서원당원협의회 사무차장, 제21대 대선 서원구 대선캠프 사무장·연락선거소장, 국민의힘 충북도당 부위원장 등의 경력을 쌓았고, 당선에 절대 유리한 기호 ‘가’ 공천을 받았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범여권 의원들은 최 전 의원 공천 책임 등을 들어 김진모 전 국민의힘 청주 서원구 당협위원장 등에 관한 공세를 이어갔다. 김 전 위원장은 최 전 의원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다가 당협위원장을 사퇴했고, 국민의힘은 새 당협위원장 공모 절차를 진행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서영교 위원장(왼쪽 넷째) 등 의원들이 청주지검을 찾아 최영중 전 청주시의원 사건과 관련해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오윤주 기자
최 전 의원의 범죄 행각이 알려지게 된 것은 ㄱ양의 부모가 2026년 2월19일 대전유성경찰서에 피해 내용을 담은 고소장을 제출하면서다. 가해자의 주소를 알지 못했던 부모는 딸의 피해 사실이 지역에 알려지는 것 등을 꺼려 인근 대전에 고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을 넘겨받은 청주청원경찰서는 5월 말 최 전 의원을 성범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당시 그는 선거운동에 한창이었지만 ‘회사원’으로 속였고, 유권자까지 기만한 채 당선됐다. 경찰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관련 수사를 하다 그가 청주시의원에 당선된 것을 뒤늦게 확인했다. 이후 경찰이 청주시의회 사무실·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강제수사에 나서자 그는 의원 생활 16일 만에 사직했고, 7월30일 구속됐다.
국민의힘 충북도당은 그를 서둘러 제명했지만, 충북여성연대 등은 부실 공천에 관한 사과와 재발 방지책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유제원 국민의힘 충북도당 사무처장은 “당시 시스템상으로는 그의 범행에 관해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공천이 이뤄졌다”며 “중앙당과 재발 방지 등을 포함한 대책을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
‘최영중 방지법’은 이 맥락에서 나왔다. 이광희 국회의원(청주 서원구)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 15명은 2026년 8월27일 공직 선거 후보자의 후보 등록 때 범죄 경력뿐 아니라 기소유예 처분 경력까지 확대해 제출하게 하는 ‘공직선거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발의했다. 이 의원은 “공직 후보자의 도덕성, 준법 의식, 공직 수행 적격성 판단, 유권자의 알 권리 보장 등을 위해 법 개정이 필요하다”며 “적어도 최영중 같은 괴물이 공직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게 하는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청주=오윤주 한겨레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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