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5월12일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감사의 정원’ 준공식에서 참전용사들과 석재 조형물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가 광화문광장 한복판에 ‘받들어총’(집총경례)을 형상화한 조형물을 세웠다. 한국전쟁 참전국·참전용사를 기리기 위해 만든 23개의 돌기둥, ‘감사의 빛 23’이다. 서울시는 “자유와 평화를 위한 희생에 감사하는 정원”이라고 했지만 조형물의 상징성과 준공 시점을 둘러싼 비판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2026년 5월12일 서울시는 ‘감사의 정원’ 준공식을 열고 ‘감사의 빛 23’을 공개했다. 세종대왕 동상과 세종로공원 사이에 설치된 6.25m 높이의 돌기둥 23개는 참전 순서에 따라 일렬로 배치됐다. 지하엔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기리는 전시 공간도 마련됐다. 정원 조성엔 총 207억원이 투입됐다. ‘감사의 빛 23’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광화문광장에 설치하려던 높이 100m ‘대형 태극기 게양대’ 계획이 국가주의적 상징성과 조망권 침해 논란에 부딪히자, 2025년 2월 대체안으로 채택된 조형물이다.
백경진 제주4·3범국민위원회 이사장은 준공식 당일에 기자회견을 열어 “촛불혁명을 거치며 시민들이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인 장소에 평화가 아닌 전쟁, 자주가 아닌 사대의 상징물을 만드는 의미는 무엇이냐”라고 말했다.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는 “문화가 아닌 전쟁의 상징 ‘받들어총’을 광화문광장에 세우는 의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권영국 정의당 서울시장 후보는 ‘서울은 연병장이 아니다’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1인시위를 했다.
오 시장이 6·3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국민의힘)로 출마한 상황에서 이번 준공식으로 보수층 표심에 호소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민족문제연구소 등 시민단체는 “‘감사의 정원’을 자신의 치적으로 부각하려는 의도가 분명하다”며 오 시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권지담 기자 gon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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