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희대 대법원장이 2026년 10월6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출석해 눈을 감은 채 앉아 있다. 한겨레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청와대와 조희대 대법원장이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문제를 두고 대치를 이어가는 가운데, 조 대법원장이 “국회와 대통령도 대법원장의 제청에 전혀 관여할 수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조 대법원장은 2026년 10월6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대법원 국정감사에 출석해 “대법원장이 국회의 동의 절차, 대통령의 임명 절차에 전혀 관여할 수 없듯이, 국회와 대통령도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에 전혀 관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2025년 10월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하지 않고 침묵을 지켰던 그는 이날도 자리에 홀로 앉아 증인 선서를 거부했다. 조 대법원장은 “모두가 궁금해하시니까 부득이하게 선서와 증언을 거부한 사유를 말씀드리겠다”라고 운을 뗀 뒤, 준비해온 종이를 꺼내 읽으며 자신의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대법원장이 (대법관 제청과 관련해 대통령과) 협의를 해온 것은 헌법에 근거는 없지만, 신속하고 원활한 임명을 위해 자진해서 협력해온 것”이라며 “서면 제청도 헌법에서 전혀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고 했다.
2026년 3월 노태악 전 대법관의 임기가 끝나고 5개월 만인 8월15일 조 대법원장은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서면으로 제청했다. 청와대와 협의해 ‘대면 제청’하는 기존 관례를 깬 것이다. 청와대는 8월28일 손 부장판사의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보내지 않고 조 대법원장에게 ‘재제청’을 요청했다. 이에 조 대법원장은 ‘구체적이고 헌법적인 근거가 없다’며 청와대의 요청을 거절했다. 이러한 ‘강 대 강’ 대치가 50일 넘게 이어지고 있다.
조 대법원장이 국정감사 자리에서 재제청을 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고, 청와대는 ‘신속히 재제청하라’는 기존 요구를 다시 반복하면서, 2027년 6월까지인 조 대법원장의 임기 내내 갈등이 지속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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