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직 경북 청도군수의 최측근 인사인 ㄱ(79)씨가 매관매직했다고 폭로한 최아무개 전 청도군장애인연합회 회장은 왼쪽 손목에 검은색 스마트워치를 차고 있었다. 2026년 3월 김하수 청도군수와 ㄱ씨를 뇌물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그는 한겨레21과 만나서도 흔들리는 눈빛을 감추지 못했다. “해코지할까봐 무서워서 (신변 보호를) 요청했다.” 그는 폭로 뒤 청도를 떠나 서울, 대구 등지에서 떠돌이 생활을 하고 있다.
최 전 회장은 매관매직의 브로커 역할을 했다. 2022년 12월 현직 공무원 ㄴ씨와 ㄱ씨 사이에 다리를 놓은 게 최 전 회장이었다. 그는 친형의 승진 청탁을 대가로 ㄴ씨로부터 3천만원을 받아서 ㄱ씨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한다. 최 전 회장은 한겨레21과 만나 돈을 전달했던 장소, 시점, 당시 상황을 구체적이고 세밀하게 묘사했다. 그가 제공한 녹취에는 “(군수에게) 알아듣도록 충분히 말했다”는 ㄱ씨의 육성도 담겨 있다. 이에 한겨레21은 이 사건의 진위를 확인하고자 청도군을 직접 찾아 관련자들을 만났다.(제1611호 표지이야기)
“20년 동안 군수 밑을 닦아준 사람” “민원 말하면 들어주는 사람”. 청도군민들로부터 ㄱ씨의 입지를 파악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ㄴ씨가 사건 초기 최 전 회장에게 승진을 청탁하며 “(ㄱ씨에게) 말씀 한 번만 드려달라”며 수차례 애걸한 데는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매관매직은 인구 4만 명의 폐쇄적인 농촌 지역에서는 “관례”로 통했다. 지역 사업가는 “관례”로 받은 돈이 “(국민의힘 군수 후보 경선에) 쓰이고 있다는 것은 청도군민이 다 아는 사실”이라고 했다. 공교롭게도 역대 모든 청도군수는 선거가 끝난 뒤 선거법 위반, 뇌물 혐의로 수사기관의 수사를 받았고, 일부는 법원 판결로 직을 상실했다.
최측근의 매관매직 의혹이라는 악재가 터졌지만, 김하수 군수는 무난하게 국민의힘 공천을 받았다. 한겨레21 보도 뒤 대구참여연대는 성명서를 내어 “국민의힘은 지금이라도 중앙당 차원에서 사죄하고 김 군수 공천을 철회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거기(김하수 군수)는 온 천지 축제 분위기라 카대. 공천받고 나서는 축배 들고 난리 났다 카더라.” 대구에 머무는 최 전 회장이 지인을 통해 접한 청도군의 분위기를 전했다. 경찰은 매관매직의 핵심 당사자인 ㄱ씨를 뒤쫓고 있지만, 현재까지 소재지를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로자는 숨고, 의혹의 정점에 선 당사자는 축배를 드는 아이러니가 선거 이후에도 계속될까. 한겨레21은 수사기관의 수사 결과를 지켜보려 한다.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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