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주호민 작가.
여기 두 명의 발달장애인 부모가 있다. 한 명은 야당의 유력 정치인이다. 이 정치인은 예산의 70%가 나랏돈인 발달장애인을 위한 스포츠단체를 10여 년째 사유화하며 사실상 지배하고 있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측근인 정치인을 단체 회장에 낙점해 선거에서 당선되게 하고, 인사와 각종 사무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했다. 그러면서 발달장애를 지닌 자신의 딸(32)이 여러 번 참여한 이 단체의 사업을 위해 예산을 증액하고, 딸이 해당 사업의 참가 자격을 잃자 어떻게든 참가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기도 했다. 이 단체가 하는 지원은 27만3천 명에 이르는 발달장애인(2023년 기준)이면 누구나 누릴 수 있어야 하는데, 유독 이 정치인의 딸에게 특혜가 집중됐다. 이 정치인은 이 단체를 통해 ‘스포츠워싱’(스포츠를 통해 부정적 이미지나 논란을 감추는 전략) 혜택도 누리고 있다. 이 정치인의 이름은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다.(이번호 표지이야기 https://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58368.html )
다른 한 명은 유명 만화가다.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지닌 이 만화가의 12살 아들은 특수교사에 의한 아동학대 피해 여부를 법정에서 3년째 다투고 있다. 1심에서 특수교사에게 유죄가 나왔지만, 2심에선 무죄가 선고됐다. 만화가 부부가 당시 부쩍 불안장애가 심해진 아들이 학교에서 어떤 상황을 겪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옷에 넣은 녹음기의 녹음파일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후 장애인단체와 법학자들을 중심으로 장애인과 아동, 치매노인처럼 스스로 대화를 녹음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보호자인 제3자가 하는 녹음은 이들에게 가해진 학대와 폭력 등을 입증하는 유일한 수단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 만화가의 이름은 주호민 작가다. (이번호 특집https://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58358.html)
나경원 의원의 경우는 더 말을 보탤 것도 없이 권력남용이다. 발달장애를 지닌 딸을 위한 것이라고 해도 전혀 변명이 될 수 없다. 그러나 주호민 작가의 경우는 우리에게 던져진 과제가 만만치 않다. 그동안 특수교사의 교권과 자폐아동의 인권, 부모의 개입 사이에서 수많은 쟁점이 어지럽게 오갔기 때문이다. 다만 그것은 특수교사와 발달장애 부모를 갈등 관계로 두고 누가 옳으냐의 싸움으로만 이 사안을 봤을 때 그렇다.
우리는 오히려 그 다툼보다 애초 다툼이 생기지 않도록 교육의 토대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자폐아동이 도전행동을 했을 때 학교는 어떤 공간을 마련해 어떤 교육을 해야 하는지, ‘또래 간 갈등’이 발생했을 때 학교와 교사는 또래 간 소통을 어떻게 교육해야 하는지가 그 토대의 핵심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런 교육을 위해선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특수교사 인력과 인프라가 필요하다. 특수교사와 장애아동의 존엄은 누가 우위에 있는지 따지는 과정을 통해서가 아니라, 두 주체가 서로 약함을 보충하고 의존하는 관계를 만들도록 돕는 과정을 통해 보장된다.
이런 고민을 나누기 위해 한겨레21은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가 법조인, 유관기관·학계·시민단체 위원 등과 함께 매년 11월 사법부 판결을 분석해 장애인 인권의 ‘디딤돌’이 되는 판결과 ‘걸림돌’이 되는 판결을 선정한 결과를 취재해 싣고 있다. 2025년에는 정신장애와 관련한 판결에 주목했다.
이재훈 편집장 nang@hani.co.kr
*‘만리재에서’는 편집장이 쓰는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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