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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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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의 무기

등록 2025-03-07 10:34 수정 2025-03-14 17:16
2025년 2월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정문에서 대통령 윤석열 탄핵 찬성과 반대 집회가 동시에 열린 가운데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가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한겨레 김영원 기자

2025년 2월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정문에서 대통령 윤석열 탄핵 찬성과 반대 집회가 동시에 열린 가운데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가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한겨레 김영원 기자


“분노와 증오는 대중을 열광시키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2025년도 대한민국에서 나치의 전쟁 범죄자 파울 요제프 괴벨스의 선전·선동 전략이 재현될 줄은 몰랐다. 나치는 가짜뉴스와 음모론을 통해 유대인에 대한 분노를 만들어냈고, 증오에 휩싸인 국민을 하나의 적에 집중시켰다. 2024년 12월3일 내란을 일으킨 대통령 윤석열의 입에서 “중국 간첩”이라는 말이 나온 순간 극우 대중의 적은 ‘중국’이 됐다. 유대인 혐오가 파시즘을 정당화하는 도구가 됐듯, 중국에 대한 혐오는 내란을 정당화하는 무기가 되고 있다.

혐오는 중국인만을 향하지도 않는다. 한국에 사는 중국인, 귀화한 화교부터 중국에 다녀온 사람, 중국에 유학을 다녀온 사람 등을 가리지 않는다. 중국과 전혀 관련이 없는 시민들을 향하기도 한다. 윤석열의 범죄를 고발하는 언론사 기자를 중국인으로 몰아세우고, 윤석열을 법정에 세워 죄를 묻는 판사들을 중국 간첩으로 단정 지었다. 중국인 유학생들과 관광객들은 태극기나 성조기를 든 사람들을 마주칠 때마다 고개를 숙여야 했다.

“선전의 큰 적은 지성주의”라는 괴벨 스의 말 처럼 , 중국 혐오도 반지성주의를 바탕으로 퍼지고 있다 . 어떠한 팩트체크나 논리적 반박도 먹히지 않는다. “발음이 이상한데 중국인 아니냐” “이름이 두 글자인 걸 보니 화교 아니냐”는 편협한 논리부터 ‘99명의 중국 간첩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연수원에서 검거돼 주일미군 기지로 압송됐다’는 가짜뉴스가 미군의 전면 부인에도 불구하고 퍼져나갔다.

한겨레21은 그럼에도 극우 유튜버와 카카오톡 대화방 등에서 유통되는 가짜뉴스를 팩트체크하고 음모론을 다시 검증했다. 한겨레21은 윤석열 탄핵에 반대하는 대표적인 오픈채팅방 5곳에 들어가 두 달간 그들의 대화를 분석했다. 이들은 중국, 화교, 중공 등을 언급하며 중국인에 대한 혐오를 생산하고 퍼뜨리고 있었다. 주요 가짜뉴스는 △부정선거에 중국이 개입했다 △특정인이 중국인이다 △중국인이 한국에서 특혜를 받는다 △중국이 한국 정치에 개입한다 등이었다. 이 가짜뉴스가 왜 사실이 아닌지, 논리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지 확인했다. 또한 이렇게 퍼지는 혐중 정서가 극우 개신교, 부정선거 음모론과 결합해 어떻게 그 목소리를 키우고 있는지도 분석했다.

제1554호 표지이야기-‘중국 혐오’ 알고리즘

‘중국 혐오’의 진짜 얼굴… 허위·날조
https://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56969.html
‘반중’ 앞에서 ‘반북’이 꼬리 내린 5가지 이유
https://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56978.html
“내로남불식 윤석열의 헌법 해석”
https://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56964.html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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