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체 왼쪽 외벽은 8할이 검붉다.
해저에서 3년, 뭍에서 7년….
10년 세월 따라 더께는 넓어지고 깊어지고 짙어졌다.
‘그날’ 이후로도 저만큼 검붉은 일은 많았다.
세월은 고르게 흐르지 않았다.
가장 아팠던 이들은 그대로인데, 잘못한 이들은 당당해졌고, 미안하다던 이들은 무뎌졌다.
때늦은 기소와 무죄 확정….
세 번의 공식 조사와 두 번의 결론 실패….
한 번은 보고서조차 내지 못했다.
그때마다 간절함과 치열함과 허탈함을 오르내렸다.
처벌하고자 했고, 알고자 했다.
애초 처벌과 진상규명은 같은 듯 다른 일이었다.
처벌하고자 하는 마음이 알고자 하는 마음을 흐려놓을 수도 있었다.
우리는 내내 제자리만 맴돌고 있었는가.
분명 충분하지 못했다.
그러나 알아내고도 알아채지 못한 것이 적잖을 수 있다.
세월호 이후 10년을 뭉그러진 이미지로 맞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제자리걸음일지 모른다.
지금 우리는 그 시간을 구체적으로 묻지 않으면 더는 세월호의 진실도 말할 수 없는 곳에 서 있다.
<한겨레21>이 애도의 마음을 담아 먼저 따져 묻는다.
안영춘 기자 jona@hani.co.kr
제1508호 표지이야기-10년의 세월
세월호에 데우스 엑스 마키나는 없다
https://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55336.html
‘미완’을 딛고 한 걸음 앞으로
https://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5533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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