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17일 인터넷 조선일보에 보도된 다나카상. 화면 갈무리
다나카의 팬인 A가 있습니다. 일본 호스트를 모델로 삼아 코미디언 김경욱이 탄생시킨 그 다나카입니다. A의 휴대전화에는 그의 사진이 수백 개(세보지는 않았습니다) 저장된 것 같고, 휴대전화에 붙은 스티커와 액세서리까지 모두 다나카와 관련됐습니다. 카톡 대화방으로 그의 영상을 전달하고, 티브이 출연 일정을 알려주고, 제 자리에 스티커와 굿즈를 갖다놓고 “원하면 주겠다”며 열심히 전도합니다. 다나카의 전국투어 공연에 KTX를 타고 내려갑니다. 얼마 전에는 다나카가 모델로 발탁된 음료를 책상에 놓아두고 갔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산 거야” 물었더니 “우리 층에 다 돌렸다”고 답이 왔습니다. A가 다나카를 사랑한 밑바탕에는 일본 문화에 대한 관심이 녹아 있을까요?
이 다나카가 2023년 5월17일 인터넷 <조선일보> 메인 화면에 등장했습니다. <조선일보>가 개최한 아시아리더십콘퍼런스(ALC)를 보도한 기사입니다. ‘새 한-일 관계 위한 신 기반 구축: 정부주도 관계에서 민간주도 관계로’ 섹션에 참여한 다나카는 “다나카상이 한국분들에게 일본을 많이 알고 싶게끔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다나카가 가교 역할, 다리 역할, 브리지 역할을 하게 된 것 같아서 너무나도 고맙고, 많은 분들이 응원해줘서 앞으로도 파이팅그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제목은 ‘‘다나카상’ 뜨자 빵 터진 ALC… “이 현상이 한-일 관계 보여줘”’였습니다. 제목은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일본 교수의 발언에서 나왔습니다. 그는 기사에서 “왜 하필이면 ‘일본의 호스트’였을까 생각하기도 했지만, 사실 한-일 관계가 좋은 것만 보여주고 부끄러운 건 가리는 단계는 지났다는 생각이 든다. (…) 다나카씨는 양국 관계가 서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좋아하고 즐기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상징 같다”고 합니다. 다나카는 ‘회복되는 한-일 관계’의 상징적인 인물로 불려나온 것입니다. 팬 A는 “김경욱이 아니라 다나카로 참여한 것이 신의 한 수였다”라는 논평을 남겼습니다.
이 <조선일보> 콘퍼런스의 5월17일 개막식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나와 축사를 했습니다. 개막일 신문 1면에는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와 윤석열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이 실렸습니다. 이 사진을 포함해 젤렌스카 여사의 인터뷰, 윤 대통령 부부와의 만남 모두 ALC 문패 아래 보도되었습니다.

조선일보 5월17일자 10면
이날 신문을 더 넘기면 10면에서 양회동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3지대장의 분신을 ‘민주노총 간부’가 방조했다는 내용의 제목 ‘노조원 불붙일 때 민노총 간부 안 막았다’ 기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 옆에는 ‘민노총, 서울 도심 막고 ‘술판’ 노숙 집회’ 기사가 더 크게 실렸습니다. 이 기사는 다음날 1면 ‘술판·노숙·방뇨… 이런 시위 보호해준 정부’와 10면 한 면을 채운 분석 기사로 이어집니다. 윤 대통령은 5월23일 국무회의 머리발언에서 “국민의 자유와 기본권을 침해하고 공공질서를 무너뜨린 민노총의 집회 행태는 국민이 용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 뒤 당정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다나카를 조만간 용산에 초청하고 만찬을 할 것 같습니다. A의 패닉이 예상됩니다.
구둘래 편집장 any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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