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3월29일 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아파트 단지 앞에서 40대 여성이 차량으로 납치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유튜브 갈무리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40대 여성이 납치 후 살해된 사건 뒤에는 가상자산(암호화폐) 투자로 복잡한 이해관계가 있었다. 현재까지 입건된 피의자는 5명으로, 피해자와 범행을 사주하고 주도했다는 혐의를 받는 피의자들은 송사로 얽혀 있다.
범행을 주도한 이아무개(35)씨는 피해자가 판매 영업을 했던 가상자산 ‘퓨리에버’ 코인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코인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공기 질을 관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2020년 11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에 상장된 이 코인 가격은 한때 1만원 넘게 치솟았지만, 현재 가격은 5∼6원 수준이다. 피해자 역시 이 코인에 투자하며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주범 이씨에게 착수금 등을 건네며 범행을 사주한 혐의로 체포된 사업가 유씨도 코인으로 얽힌 인연이다. 피해자와 유씨 부부는 코인 투자와 관련해 맞소송을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피의자 이씨와 피해자는 유씨 부부를 찾아가 공갈 등을 했다는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배경에 무엇이 있든 경찰의 초동 대응이 늦은 것에 대한 비판을 피하긴 어렵다. 피해자는 용의자들이 새벽 3시께 대전 대청댐에 도착했을 때까지만 해도 생존한 상태였다. ‘사람이 납치됐다’는 112 신고 이후 경찰이 범죄 차량을 특정하기까지 1시간이 걸렸다. 전국 수배 차량 검색시스템에 이 차량을 등록한 것은 납치 뒤 5시간이 지났을 무렵이다.
도주 차량·도주로 차단을 위해 인근 지방경찰청에 공조를 요청한 시간도 늦었다. 경기청·인천청·고속도로 순찰대 등에 공조를 요청한 시간대는 새벽 4시23∼29분께였다. 수서경찰서장과 서울경찰청장이 이 사건을 보고받은 것은 사건 발생 이튿날인 오전 7시께였다.
서혜미 기자 h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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